OWL Magzine Korea

도쿄 여행 ― 신주쿠 공원 근처 미슐랭 빕 구르망, ‘콘지키호토토기스’의 점심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음식이 전반적으로 ‘과하지 않다’는 느낌이었다. 특별한 재료나 자극적인 맛으로 승부하기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구성과 정갈한 마무리에서 내공이 느껴졌다. 미슐랭 가이드에 오른 식당을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공통점이 있다면,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메뉴라도 한 단계 위의 완성도를 보여준다는 점인데, 이곳 역시 그런 유형의 식당이었다.

미슐랭 가이드 소바 맛집, Soba House Konjiki-Hototogisu

도쿄 신주쿠 일대에는 신주쿠 교엔(신주쿠 공원)을 중심으로 한 비교적 여유 있는 동선이 형성되어 있다. 이날 일정 역시 오전에는 신주쿠 시내를 천천히 걸으며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는 에노시마로 이동하는 흐름으로 계획되어 있었다. 아침부터 가부키초와 골든가이를 걷고, 애플스토어에서 비전 프로 체험까지 마치고 나니, 어느새 자연스럽게 점심을 고민할 시간이 되었다.

사실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신주쿠 공원 인근에는 미리 체크해 둔 식당이 몇 곳 있었다. 여행 중 갑작스럽게 식당을 찾기보다는, 평소에 관심이 생기면 구글 지도에 표시해 두는 편인데, 신주쿠 공원 근처에도 미슐랭 가이드에 오른 식당 두 곳을 저장해 둔 상태였다. 막상 점심 시간이 되어 다시 지도를 열어보니, 이제는 그중 한 곳을 선택할 차례가 된 셈이었다.


신주쿠 공원 근처에서 찾을 수 있는 미슐랭 가이드 맛집

두 곳 모두 나쁘지 않은 선택지였지만, 11월이라는 계절이 무색할 만큼 날씨가 제법 더운 편이었고, 오후에 에노시마로 이동해야 한다는 점까지 고려하니 최대한 동선을 줄이는 것이 중요해 보였다. 그렇게 결정한 곳이 바로 신주쿠 공원 입구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이 소바 전문점이었다.

이번 일본 여행에서는 제대로 된 식사를 했다고 말할 만한 순간이 아직 없었다. 공항에서 편의점, 신오쿠보에서 급하게 해결한 식사, 공연 이후의 삼겹살까지 이어지다 보니, 일본에 와서 ‘일본 음식다운 식사’를 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괜찮은 한 끼를 먹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그 선택의 기준으로 미슐랭 가이드를 다시 한 번 꺼내 들게 되었다.

물론 미슐랭 가이드의 권위가 예전 같지 않다는 이야기는 이제 흔한 얘기가 되었지만, 낯선 도시에서 식당을 고를 때만큼은 여전히 꽤 신뢰할 수 있는 기준이 되어준다. 특히 부담 없는 가격대의 ‘빕 구르망’ 리스트는 여행자 입장에서 실패 확률이 낮은 선택지다.


간판이 일본어로만 쓰여 있어 한 번 더 확인하게 된 입구

지도를 따라 목적지 근처까지는 무리 없이 도착했지만, 막상 식당을 찾는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간판이 전부 일본어로만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영어 표기나 눈에 띄는 디자인이 없어서, 이곳이 맞는지 몇 번이고 지도를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

혹시 메뉴판도 일본어만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었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 자리에 앉자 다행히 영어 메뉴판을 건네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뉴를 보는 것만으로는 이 집의 ‘정답’을 고르기 어렵다는 느낌이 들었다. 결국 직원에게 어떤 메뉴가 가장 많이 나가는지, 처음 방문한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메뉴가 무엇인지 물어보는 선택을 했다.

마침 옆자리 손님이 먹고 있던 카레가 유독 눈에 들어왔고, 그와 비슷한 구성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해 주문을 마쳤다. 여행 중에는 이렇게 우연히 옆 테이블에서 힌트를 얻는 순간들이 꽤 유효하게 작용한다.


냉소바와 카레, 단순하지만 완성도 있는 조합

배가 꽤 고픈 상태였기에 단품보다는 세트 메뉴를 선택했다. 냉소바와 카레 덮밥이 함께 나오는 구성으로, 양과 균형 모두 한 끼 식사로 충분해 보였다. 특히 더운 날씨에 시원한 소바 국물은 몸을 한 번 식혀주는 역할을 했고, 카레는 아쉬울 수 있는 포만감을 자연스럽게 채워주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음식이 전반적으로 ‘과하지 않다’는 느낌이었다. 특별한 재료나 자극적인 맛으로 승부하기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구성과 정갈한 마무리에서 내공이 느껴졌다. 미슐랭 가이드에 오른 식당을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공통점이 있다면,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메뉴라도 한 단계 위의 완성도를 보여준다는 점인데, 이곳 역시 그런 유형의 식당이었다.

가격 또한 만족스러웠다. 세트 메뉴로 주문해도 약 1,000엔 정도면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었고, 단품으로 구성하면 더 부담 없는 가격으로도 충분히 식사가 가능해 보였다. 신주쿠라는 위치를 감안하면 가성비가 상당히 괜찮은 편이라고 느껴졌다.


다시 찾고 싶다는 생각이 남은 한 끼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이곳은 ‘일부러 찾아와도 아깝지 않은 식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주쿠 공원 근처에 다시 오게 된다면, 고민 없이 다시 들를 수 있을 것 같았다. 여행 중에 이런 기준이 생기는 식당을 하나씩 만들어 가는 것도 꽤 중요한 경험이다.

이번 식사를 통해서 비로소 일본에 와서 제대로 된 한 끼를 먹었다는 기분이 들었고, 덕분에 오후 일정으로 이어질 에노시마 여행을 준비할 수 있는 에너지도 충분히 채울 수 있었다.


📍 Soba House Konjiki-Hototogisu

  • 주소 : 〒160-0022 Tokyo, Shinjuku City, Shinjuku, 2 Chome−4−1 第22宮庭マンション 1階105号室
  • 전화번호 : +81 3-5315-4733
  • 홈페이지 : https://sobahousekonjikihototogisu.com/
  • 영업시간 : (화–토) 11:00–15:00 / 16:30–21:00
  • 휴무일 : 일요일,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