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가마쿠라 & 에노시마 여행에서 숙소로 정한 곳은 에노시마 게스트하우스 134였다.
가마쿠라는 도쿄에서 멀지 않은 관광지이지만, 도심과 비교하면 확실히 한적한 지역에 속한다. 덕분에 숙소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었는데, 이곳 역시 1박에 3만 원이 채 되지 않는 금액으로 예약할 수 있었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실제로 묵어보니 생각보다 깔끔했고, 여행지에서 하룻밤을 보내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곳이었다. 화려하거나 고급스러운 숙소는 아니었지만, 이 여행의 목적과 일정에는 오히려 잘 어울리는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게스트하우스’라는 이름답게 구조는 일반 호텔보다는 캡슐호텔에 가까운 형태였다. 개인 공간은 최소한으로 구성되어 있었지만, 여행 중 숙소에서 하는 일이라고는 결국 씻고 잠을 자는 것이 전부이기에 큰 불편함은 없었다. 오히려 불필요한 요소가 없어서 마음이 편해지는 느낌도 있었다.

“가마쿠라 고교 앞 철길 건널목에서, 바닷가를 따라 걸어 숙소로”
가마쿠라 고교 앞 철길 건널목에서 숙소까지의 거리는 애매한 편이었다.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기에는 애매하고, 택시를 타기에는 짧은 거리. 걸어가자니 약 30분 정도가 소요되는 거리였다.
잠시 고민을 하다가, 결국 바닷가를 따라 걸어가기로 했다. 낮이었다면 바다 풍경을 더 또렷하게 볼 수 있었을 텐데, 이미 해가 많이 기운 저녁 시간이어서 바다는 어둠 속에 잠겨 있었다. 그 점은 조금 아쉬웠지만, 대신 날씨는 선선했고, 걷기에는 더없이 좋은 조건이었다.
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주변을 둘러보니, 같은 일본인데도 도쿄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다. 도쿄였다면 이 시간에도 사람들로 북적였을 텐데, 이곳은 마치 밤이 훨씬 깊어진 듯한 고요함이 감돌았다. 같은 나라, 같은 시간대인데도 공간이 달라지니 분위기가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흥미롭게 다가왔다.


“늦은 체크인, 그리고 이메일 하나로 생긴 작은 소동”
가마쿠라 고교 앞 철길 건널목을 들렀다 숙소로 향하다 보니, 도착 시간은 자연스럽게 늦어졌다. 원래라면 셀프 체크인 방식이라 늦은 시간에도 큰 문제는 없어야 했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숙소 측에서는 체크인에 필요한 정보를 이메일로 발송했다고 했지만, 아무리 메일함을 뒤져봐도 해당 메일을 찾을 수 없었다. 문제는 숙소 출입구에 비밀번호가 설정되어 있었고, 그 비밀번호가 바로 그 이메일에 담겨 있었다는 점이었다.
인터넷 전용 유심을 사용하고 있던 터라 전화도 걸 수 없는 상황. 문을 두드려 보아도 한동안 아무 반응이 없었고, 그렇게 꽤 오랜 시간을 입구에서 서성일 수밖에 없었다. 여행 중 이런 상황은 생각보다 체감 시간이 더 길게 느껴진다.
조금 더 크게 문을 두드린 끝에, 다행히 안쪽까지 소리가 전달되었는지 직원이 나와 주었고, 그제야 상황을 설명하고 체크인을 마칠 수 있었다. 큰 문제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여행 중 ‘작은 해프닝’ 하나쯤은 반드시 생긴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실감한 순간이었다.




“카타세 에노시마역 도보 1분, 위치만큼은 완벽했던 숙소”
에노시마 게스트하우스 134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위치였다. 카타세에노시마역에서 도보로 약 1분 거리, 캐리어를 끌고 이동하기에도 부담이 없는 위치였다.
뿐만 아니라, 길 하나만 건너면 바로 해변이 펼쳐진다. 슬램덩크 마지막 장면에서 강백호가 재활 훈련을 하던 바로 그 바다도 이 근처다. 늦은 밤에는 파도 소리만 은은하게 들려왔고, 아침에 다시 나와보니 전날과는 전혀 다른 표정의 바다가 눈앞에 펼쳐졌다.
관광 동선, 교통, 분위기까지 모두 고려했을 때 위치만큼은 정말 훌륭한 숙소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지하 라운지부터 숙소까지, 단출하지만 필요한 것은 모두 갖춘 구조”
숙소는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공간을 활용하고 있었다.
지하 1층에는 라운지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여행자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쉬거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실제로 이곳에서 잠시 앉아 쉬며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을 갖기에도 좋았다.
1층에는 체크인 공간과 샤워실이 있었고, 2층에 숙소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숙소는 앞서 말한 것처럼 캡슐호텔에 가까운 구조였지만, 침구 상태도 나쁘지 않았고, 조용히 잠을 자기에는 충분한 환경이었다.
이날은 늦은 시간까지 이동하느라 지쳐 있었던 터라, 짐만 던져두고 다시 밖으로 나갔다. 저녁 식사조차 해결하지 못한 상태였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다음 날 아침의 여유가 더 크게 느껴졌던 것 같기도 하다.
다음 날 체크아웃 시간 무렵에는 새로 들어온 외국인 여행자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약 2주 동안 일본을 여행 중이라는 이탈리아 사람이었는데, 짧은 대화였지만 여행자 특유의 공감대 덕분에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오갔다. 헤어지며 언젠가 한국도 꼭 방문해보라는 말을 건넸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인연은 대부분 짧다.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분명히 여행의 일부가 되고, 기억으로 남는다. 에노시마 게스트하우스 134에서의 하룻밤도 그렇게, 조용하지만 분명한 기억 하나로 남게 되었다.
📍 에노시마 게스트하우스 134
- 주소 : 2 Chome-15-15 Katasekaigan, Fujisawa, Kanagawa 251-0035
- 전화번호 : +81 466-96-0265
- 홈페이지 : https://enoshimaguesthouse.wixsite.com/home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