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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겨울 도쿄 여행 ― 들어가기

이번 여행의 직접적인 계기는 분명했다. 한국에서 「한일가왕전」을 통해 정식 데뷔하게 된 카노우 미유가 소속된 그룹 시스(SIS/T)의 앨범 발매 이벤트 미니 라이브가 12월 9일 도쿄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미니 라이브는 약 20분 남짓한 짧은 행사였고,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만 해도 ‘이 정도를 위해 출국까지 해야 할까’라는 망설임이 없지 않았다.

짧았지만, 방향이 분명했던 여행의 시작

이번 도쿄 여행은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여행들과는 결이 전혀 다른 시간이었다. 코로나19 이전에 떠났던 여행들을 떠올려보면, 대부분은 ‘장소 중심’의 여행이었다. 지도 위에 핀을 꽂듯, 가보지 않은 곳을 하나씩 체크해 나가고, 그 장소가 가진 역사나 배경을 알아보는 방식의 여행 말이다. 새로운 도시, 새로운 거리, 새로운 풍경을 만나는 것이 여행의 주된 목적이었고, 그 자체로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이번 12월의 도쿄 여행은 그와는 조금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물론 도쿄라는 도시는 여전히 매력적인 공간이었지만, 이번에는 ‘어디를 갔는가’보다 ‘왜 갔는가’가 훨씬 중요했던 여행이었다. 장소를 소비하기 위한 이동이 아니라, 하나의 경험과 사람을 중심에 둔 이동. 다시 말해, 여행의 초점이 공간에서 이야기로 옮겨간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1박 2일, 빠르지만 분명했던 선택

여행의 밀도를 바꾸는 방식

보통의 해외여행이라면 최소 3박 4일, 길게는 4박 5일 이상을 잡는 것이 익숙했다. 한 번 출국하면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보고 돌아와야 한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과감하게 그 공식을 내려놓았다. 12월 9일 아침 출발, 10일 아침 귀국. 일정만 놓고 보면 여행이라기보다는 ‘왕복’에 가깝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 구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정이 가능했던 이유는 분명했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도쿄를 ‘둘러보는 것’이 아니라, 12월 9일 도쿄에서 열리는 하나의 작은 이벤트에 참여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여행 기간이 짧다는 사실은 오히려 불필요한 욕심을 덜어냈고, 그 덕분에 시간의 밀도는 오히려 더 높아졌다. 해야 할 것과 하지 않아도 될 것이 자연스럽게 정리되었고, 이동과 선택이 훨씬 명확해졌다.

막상 다녀오고 나서 돌아보니, 1박 2일이라는 짧은 일정은 ‘덜 본 여행’이 아니라 ‘집중한 여행’에 가까웠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감각보다, 목적이 분명하다는 안정감이 더 컸던 것도 인상적인 지점이었다.


카노우 미유를 보기 위해 떠난 12월의 도쿄

여행의 이유가 사람이 되었을 때

이번 여행의 직접적인 계기는 분명했다. 한국에서 「한일가왕전」을 통해 정식 데뷔하게 된 카노우 미유가 소속된 그룹 시스(SIS/T)의 앨범 발매 이벤트 미니 라이브가 12월 9일 도쿄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미니 라이브는 약 20분 남짓한 짧은 행사였고,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만 해도 ‘이 정도를 위해 출국까지 해야 할까’라는 망설임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11월에 있었던 「트롯 걸즈 재팬」 콘서트 이후, 더 이상 「한일톱텐쇼」를 통해 그녀의 무대를 볼 수 없게 되면서 마음 한편에 남아 있던 아쉬움이 이 결정을 조금씩 밀어붙였다. 화면 너머가 아닌, 같은 공간에서 같은 공기를 공유하며 무대를 보고 싶다는 감정은 생각보다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이번 여행이 가능해진 이유는, 혼자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이전 도쿄에서 열렸던 카노우 미유의 생일 콘서트를 통해 알게 된 사람들과 함께 움직이게 되면서, 이 짧은 여정은 단순한 개인 일정이 아니라 작은 ‘원정’에 가까운 형태가 되었다. 목적지가 같고, 이유가 같다는 사실만으로도 여행은 훨씬 수월해졌다.


12월의 도쿄, 겨울이지만 차갑지 않았던 도시

서울과는 다른 계절의 결

12월이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이미지는 두꺼운 외투와 매서운 바람이다. 실제로 서울의 12월은 겨울 코트나 패딩이 필수가 되는 시기다. 하지만 도쿄의 12월은 생각보다 훨씬 온화했다. 위도 차이 때문인지, 체감 온도는 서울보다 한 계절쯤 앞서 있는 느낌이었다.

가벼운 코트만 걸쳐도 무리가 없었고, 낮 시간대에는 오히려 늦가을에 가까운 공기가 느껴졌다. 이 덕분에 이동이 많은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몸이 크게 지치지 않았고, 짧은 일정에 대한 부담도 한결 줄어들었다. 불과 한 달 전인 11월에도 도쿄를 방문했었지만, 이렇게 빠른 시기에 다시 이 도시에 오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여행은 시작부터 계획보다는 선택에 가까운 흐름을 따르고 있었다.


결정의 마지막 한 조각, 항공권 가격

현실적인 조건이 만들어준 용기

마지막으로 등을 밀어준 요소는 역시 항공권이었다. 출발 약 3주 전에 비교적 늦게 예매했음에도 불구하고, 왕복 약 25만 원 선에서 항공권을 구할 수 있었다. 평소 도쿄 노선을 기준으로 보면 상당히 합리적인 가격이었고, 성수기에는 30만 원을 훌쩍 넘기거나 50만 원에 가까워지는 경우도 많다는 점을 생각하면 충분히 매력적인 조건이었다.

평일, 그것도 월요일 출발에 화요일 귀국이라는 일정이었기에 가능한 가격이었을 것이다. 주말을 끼웠다면 더 여유로운 일정이 가능했겠지만, 이번에는 개인의 편의보다 함께 움직이는 일정에 맞추는 쪽을 택했다. 그 선택이 결과적으로는 짧지만 강렬한 여행을 만들어주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 있는 타협이었다고 생각한다.


짧았기에 더 또렷했던 시작

두 번째 여행기의 문을 열며

출발 전에는 ‘과연 이 일정이 무리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다녀오고 나니 오히려 이런 방식의 여행이 가진 장점이 더 또렷하게 보였다. 긴 일정이 아니어도, 명확한 목적과 기대가 있다면 여행은 충분히 깊어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깊이는 방문한 장소의 수가 아니라, 그곳에서 무엇을 보고, 누구를 만났는가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다.

이제 이 여행은 막 시작되었다. 1박 2일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담긴 이야기들은, 다음 기록들 속에서 조금씩 풀어내게 될 것이다. 이번 도쿄 겨울 여행은 그렇게, 방향이 분명한 두 번째 여행기의 문을 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