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시간, 첫 식사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시나가와역에 도착한 우리는 이미 먼저 도착해 있던 다른 일행들과 합류했다. 여행 첫날이기도 하고, 다 같이 모인 김에 저녁 식사라도 함께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장소를 정하지 않은 채 우선 시나가와에서 만나기로 했던 것이다. 다만 문제는 시간이었다. 도쿄에 도착하고, 공항에서 이동하고, 다시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까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흘러 있었고, 이미 꽤 늦은 시각이 되어 있었다.
그래도 예전에 한 번 와봤던 기억이 있는 시나가와역 서쪽 일대라면 무난하게 식당 하나쯤은 열려 있지 않을까 싶어 그쪽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우리가 목적지로 삼았던 식당은 이미 문을 닫은 상태였고, 구글 지도에 표시된 영업시간과는 전혀 맞지 않는 상황이었다. 혹시나 싶어 주변을 조금 더 둘러봤지만, 상황은 비슷했다. 이미 문을 닫았거나, 막 정리를 시작한 가게들뿐이었다.
이대로라면 정말 편의점에서 저녁을 해결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 무렵, 머릿속에 하나의 이름이 떠올랐다. 요시노야였다.

시나가와역 동쪽, 아직 불이 켜진 곳
요시노야, 스키야, 마츠야 같은 일본의 대표적인 규동 체인점들은 사람이 많이 오가는 곳이라면 늦은 시간까지 문을 여는 경우가 많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검색을 해보니, 다행히도 시나가와역 근처에 요시노야 한 곳이 아직 영업 중이라는 정보가 나왔다. 다만 위치가 문제였다. 우리가 있던 시나가와역 서쪽이 아니라, 역을 가로질러 반대편인 동쪽 고난(港南) 출구 쪽이었다.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그대로 포기할 수도 있었지만, 그래도 따뜻한 음식으로 첫 끼를 먹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다시 역으로 돌아가 동쪽으로 이동했다. 반신반의하며 도착한 요시노야는 다행히도 아직 문을 열고 있었고, 그 순간의 안도감은 생각보다 컸다.
가게는 크지 않은 편이었고, 다섯 명이 한 번에 들어갈 수 있을지 살짝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운 좋게도 마침 자리가 한꺼번에 비어 있었고, 덕분에 모두 함께 앉아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이 시점에서 이미 “오늘 저녁은 성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역, 완전히 다른 분위기
재미있었던 점은 시나가와역 동쪽과 서쪽의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었다. 서쪽이 비교적 조용한 주택가 느낌에, 일찍 문을 닫는 식당들이 모여 있는 동네라면, 동쪽은 늦은 시간까지도 이자카야와 음식점, 술집 불빛이 이어지는 전형적인 상업지구 분위기였다.
처음부터 이쪽으로 왔더라면 괜히 헤맬 필요도 없었겠지만, 덕분에 시나가와라는 동네의 양면을 한 번에 경험하게 된 셈이었다. 여행 초반에는 이런 작은 시행착오들도 나중에 보면 하나의 기억으로 남게 되는 것 같다.



일본에서의 첫 식사, 요시노야
사실 여행 첫날 단체 식사라면 조금 더 분위기 있는 곳을 기대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요시노야에 앉았을 때 아주 만족스러웠다고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늦은 시간에 따뜻한 음식으로 무난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 상황이었다.
요시노야는 워낙 가성비가 좋은 식당으로 잘 알려져 있고, 혼자 여행할 때는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다만 이렇게 여러 명이 함께 와서 첫 식사를 하는 장소로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래도 오늘만 날은 아니고, 다음 날도 함께 식사를 할 기회는 충분했기에 이 정도면 괜찮다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이 가게는 최근 일본 식당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태블릿 주문 방식은 아니었고, 종이 메뉴판을 보고 직접 주문하는 방식이었다. 다행히 사진이 함께 있는 메뉴판이었기에 주문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각자 원하는 메뉴를 고르고, 그렇게 여행의 첫 식사가 조용히 시작되었다.


소고기 전골, 무난하지만 든든한 선택
개인적으로 주문한 메뉴는 소고기 전골 메뉴였다. 정확한 일본어 명칭은 기억나지 않지만, 사진만 봐도 제법 푸짐해 보였던 메뉴였다. 실제로 나왔을 때도 가격 대비 양이 괜찮았고, 늦은 시간 허기진 배를 채우기에는 충분했다.
이날의 식사는 맛집 탐방이라기보다는, 여행을 이어가기 위한 에너지 보충에 가까웠다. 하지만 아무것도 못 먹고 헤어지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선택이었고, 그렇게 첫날 밤은 무사히 정리되었다. 식사를 마친 뒤 우리는 각자의 숙소로 흩어졌고, 필자 일행은 다시 고지야(糀谷)에 있는 숙소를 향해 이동을 시작했다.
여행의 첫날은 언제나 이런 식이다. 계획과 현실이 조금 어긋나고, 그 틈에서 가장 무난한 선택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런 선택들이 쌓여서, 나중에는 오히려 더 여행다운 기억으로 남게 되는 것 같다.
📌 요시노야 시나가와점 (고난 출구 인근)
- 📍 주소 : 2 Chome-2-15 Konan, Minato City, Tokyo 108-0075, Japan
- 📞 전화번호 : +81-3-5495-7306
- 🌐 홈페이지 : https://stores.yoshinoya.com/yoshinoya/spot/detail?code=ysn_041488
- 🕒 영업시간 : 04:00 ~ 02:00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