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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 ― 시나가와 공연장 ‘클럽 eX’, 트롯 걸즈 재팬 1부 팬미팅

공연 중반에는 아침에 멤버들에게 작성해 화이트보드에 전달해두었던 ‘질문’을 선택해 읽는 코너도 진행되었다. 일본에서 진행되는 공연인 만큼 멤버들은 일본어로 소통했고, 세세한 뉘앙스까지 모두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문이 선택되는 순간의 분위기나 멤버들의 반응만으로도 그 시간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충분히 전달되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런 방식을 통해서라도 멤버들과 간접적으로나마 소통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장면으로 남았다.

시나가와역에서 공연장까지, 익숙했던 장소가 다시 열리는 순간

시나가와역에서 공연장까지의 거리는 생각보다 훨씬 짧았다. 도보로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고, 복잡한 동선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큰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목적지에 도착하는 구조였고, 공연을 보러 가는 길치고는 꽤나 친절한 동선이었다. 공연 전 이동에 신경을 많이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더 흥미로웠던 건, 공연장이 위치한 장소가 전혀 낯설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3월 초 도쿄 여행 당시, 한국 팬들과 함께 식사를 했던 바로 그 건물이었다. 당시에는 ‘이 근처에 와본 적이 있다’는 정도의 기억만 남아 있었는데, 그 건물의 위층이 공연장이라는 사실을 이날에서야 제대로 인식하게 됐다. 여행 중에 한 번 스쳐 지나간 장소가, 몇 달 뒤 전혀 다른 의미로 다시 열리는 경험은 생각보다 인상 깊었다. 이미 한 번 발을 디뎠던 공간이라는 사실이 주는 묘한 안정감도 있었다.


너무 이른 도착, 공연장 앞에 머무는 시간

공연장 앞에 도착했을 때는 아직 시간이 한참 남아 있었다. 문 앞에는 대기 중인 사람이 단 한 명뿐이었고, 주변은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 ‘조금만 더 일찍 왔으면 우리가 첫 번째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른 시간이었다. 사실 굳이 이렇게까지 일찍 올 필요는 없었지만, 늦게 도착해 마음이 급해지는 상황을 피하고 싶었다. 특히 이번에는 공연 외에도 굿즈 구매, 선물 전달, 메시지 작성 등 해야 할 일들이 많았기에 여유를 확보해두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도착 후에는 꽃다발에 적을 메시지를 정리하려 했지만, 막상 앉을 만한 공간을 찾는 건 쉽지 않았다. 공연장 주변은 생각보다 여유 공간이 없었고, 결국 짐을 내려두고 잠시 서서 숨을 고르는 정도로 시간을 보냈다. 이른 시간 특유의 정적 속에서, 곧 시작될 하루를 머릿속으로 정리하며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이었다.


굿즈 판매 대기, 팬들이 모이기 시작하다

잠시 재정비를 하고 있는 사이, 익숙한 얼굴들이 하나둘씩 공연장 앞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여러 차례 공연장에서 마주쳤던 팬들과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다 보니, 아까까지만 해도 길게 느껴지던 대기 시간이 금세 줄어든 느낌이었다. 공연이라는 공통 분모가 만들어내는 묘한 친밀감 덕분에, 굳이 긴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분위기는 빠르게 풀렸다.

굿즈 판매는 공연 시작보다 훨씬 이른 시간부터 진행되었다. 체키를 포함해 응원봉, 응원 타월 등 기본적인 구성의 굿즈들이 준비되어 있었고, 3,000엔을 사용할 때마다 멤버 전원과 하이터치를 할 수 있는 참여권이 제공되는 구조였다. 다만 이 하이터치 행사는 1부 팬미팅 이후에만 진행되었고, 2부 본 공연 이후에는 시스(SIS/T)와 우타고코로 리에와의 사진 촬영 이벤트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었다. 자연스럽게 굿즈 판매 역시 1부용과 2부용으로 구분되어 운영되고 있었고, 처음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다시 확인해야 할 만큼 구조가 단순하지만은 않았다.


체키 뽑기와 교환, 팬 문화의 단면

하이터치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굳이 필요 이상의 굿즈를 살 생각은 없었기에, 랜덤 체키 세 장을 구입했다. 한 장에 1,000엔, 총 3,000엔을 사용해 참여권을 확보하는 방식이었다. 체키를 하나씩 확인해보니, 아쉽게도 카노우 미유를 제외한 시스(SIS/T) 멤버들인 마코토, 아사히 아이, 타라 리호코가 나왔다. 기대했던 결과는 아니었지만, 이 또한 랜덤의 묘미라고 생각하며 상황을 받아들였다.

다행히도 현장에서는 자연스럽게 교환이 이루어졌다. 마코토 팬 한 분이 미유의 체키와 교환을 제안해주었고, 아사히 아이 팬 역시 같은 방식으로 교환이 가능했다. 타라 리호코의 경우에는 팬을 찾기 어려워 그대로 소장하기로 했다. 체키 하나를 두고 오가는 짧은 대화와 교환 과정은, 공연장이라는 공간이 만들어내는 팬 문화의 한 단면처럼 느껴졌다. 결과보다도 그 과정 자체가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다.


선물 전달 박스와 질문 보드, 짧은 선택의 시간

굿즈 구매가 마무리된 뒤에는 멤버들에게 선물을 전달할 수 있는 박스와 화이트보드가 설치되었다. 화이트보드에는 멤버들에게 전하고 싶은 질문이나 메시지를 작성해 붙일 수 있었고, 공연 중 멤버들이 그중 하나를 선택해 답변을 해주는 방식이었다. 다만 메시지를 작성하기에는 장소가 다소 불편했고, 실제로 글을 적는 팬은 많지 않아 보였다.

화이트보드가 지나치게 비어 있는 것도 아쉬울 것 같아 간단한 응원 문구를 하나 적어 붙였고, 마지막으로 카노우 미유에게 질문을 남겼다. 내용은 한국에서 많은 팬들이 와서 응원하고 있다는 점을 전하며 한마디를 부탁하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공연 중 미유가 이 질문을 직접 선택해 답변을 해주었는데, 아마도 이 자리를 통해 한국 팬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고 판단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체 선물 준비와 공연 전의 분주함

공연장에 도착하면 생각보다 시간이 빠듯하게 흐른다. 인사를 나누고, 굿즈를 사고, 메시지를 작성하다 보면 공연 시작 전까지의 시간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이번에는 한국 팬들이 함께 준비한 단체 선물이 두 가지 있었다. 하나는 한국 과자를 모아 전달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꽃다발이었다. 꽃다발은 우에노에서 구입했지만, 여러 팬이 함께 비용을 부담했기에 메시지에는 이름을 함께 적어 넣었다. 비록 대표로 필자가 메시지를 작성했지만, 그 안에는 모두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여기에 더해, 다른 팬을 대신해 나츠코에게 전달할 꽃다발과 체키까지 준비해야 했기에 정신없는 시간이 이어졌다. 메시지를 대신 작성하고, 선물을 챙기고, 전달 동선을 다시 확인하다 보니 공연 시작 시간이 어느새 코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분주하게 움직이는 시간 덕분에 공연 전의 대기 시간은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1부 : 팬미팅 콘셉트의 공연

이 날은 하루에 두 차례 공연이 예정되어 있었고, 1부 공연은 2부와는 달리 팬미팅 콘셉트로 비교적 가볍게 구성된 무대였다. 물론 팬미팅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기는 했지만, 공연의 출발점은 어디까지나 ‘노래’였다. 오프닝부터 노래를 중심으로 무대가 시작되었고, 전체적인 흐름 역시 공연의 틀을 유지한 채 그 사이사이에 팬미팅 요소를 자연스럽게 섞어 넣는 방식이었다. 중간중간 ‘몸으로 말해요’와 같은 게임 코너가 진행되면서, 단순한 노래 퍼포먼스에서는 보기 어려운 멤버들의 반응과 표정을 볼 수 있었고, 이 점이 1부 공연의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내는 요소처럼 느껴졌다.

평소에는 공연장에서 멤버들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만 주로 접하다 보니, 이번처럼 긴장이 한층 풀린 상태에서 웃고, 당황하고, 서로를 바라보며 반응하는 모습은 꽤 신선하게 다가왔다. 무대 위에서 완성된 퍼포먼스가 아니라, 그 사이에 드러나는 인간적인 순간들이 오히려 더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다. 특히 팬미팅 형식답게 멤버들과의 거리를 조금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었고, ‘공연을 본다’기보다는 ‘같은 공간을 공유한다’는 감각이 강하게 남았다.

공연 중반에는 아침에 멤버들에게 작성해 화이트보드에 전달해두었던 ‘질문’을 선택해 읽는 코너도 진행되었다. 일본에서 진행되는 공연인 만큼 멤버들은 일본어로 소통했고, 세세한 뉘앙스까지 모두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문이 선택되는 순간의 분위기나 멤버들의 반응만으로도 그 시간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충분히 전달되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런 방식을 통해서라도 멤버들과 간접적으로나마 소통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장면으로 남았다.

공연 시간 배분은 확실히 현재 일본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우타고코로 리에와, 최근 활발한 활동을 통해 차근차근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시스(SIS/T)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시스(SIS/T) 멤버들은 단체곡을 통해 팀으로서의 무대를 보여주기도 했고, 각자 무대에 나와 솔로곡을 열창하며 개인의 색깔을 드러내기도 했다. 카노우 미유의 공연을 꾸준히 보러 다니다 보니, 다른 멤버들과 그들이 부르는 곡들에도 자연스럽게 익숙해졌고, 그 덕분에 이번 1부 공연 역시 훨씬 편안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었다.

좌석 배치 역시 2부에 비해 1부가 상대적으로 더 좋은 편이었다. 2부 공연의 경우, 원래 작년에 예정되어 있던 공연이 연기되면서 티켓을 늦게 구입한 관객들은 좌석이 좋지 않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는데, 1부는 새롭게 추가된 공연이어서인지 좌석 상황이 크게 나쁘지 않았다. 필자는 3열에 배정되었는데, 운이 좋게도 바로 앞 2열에 관객이 앉지 않아 시야가 탁 트여 있었다. 멤버들의 표정과 동작을 가깝게 볼 수 있는 거리였고, 공연을 보는 내내 시야 때문에 방해받는 일은 없었다.

이처럼 멤버들과의 물리적인 거리가 가까웠던 만큼, 공연 중에 자연스럽게 교감을 나누는 순간들도 생겨났다. 공연을 보러 다닌 횟수가 늘어나면서, 카노우 미유와 마코토를 비롯한 시스(SIS/T) 멤버들은 필자와 필자 일행을 알아보는 상황이 되었고, 카노우 미유와 ‘아틀란티스 키츠네’라는 이름으로 함께 활동했던 소희 역시 눈을 마주치며 인사를 건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런 순간들은 공연을 반복해서 찾아오는 팬이기에 가능한 경험이었고, 그만큼 이 무대가 단순한 일회성 관람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소희는 파주 영어마을에서 촬영된 프로듀스 101 출신이라는 점에서 더욱 인연처럼 느껴지는 존재였다. 한국에서 보던 인물을 낯선 도쿄의 공연장에서 다시 마주하고, 그것도 이렇게 다른 맥락의 무대 위에서 보게 되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래서인지 이번 무대가 더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1부 공연 종료 후 진행된 하이터치 행사

공연이 끝난 뒤에는 예정대로 하이터치 행사가 진행되었다. 출구 앞에 멤버들이 일렬로 서 있고, 관객들이 한 명씩 지나가며 짧게 손을 맞대는 방식의 행사였다. 형식 자체는 익숙했지만, 실제로 체감한 진행 속도는 예상보다 훨씬 빨랐다. 조금만 여유를 두고 진행되었다면 간단한 인사 정도는 나눌 수 있었을 것 같았지만, 흐름은 생각보다 빠르게 흘러갔다. 출연 멤버가 거의 10명에 가까웠음에도 불구하고, 하이터치 행사는 시작과 동시에 끝나버린 듯한 인상을 남겼다.

하이터치는 마코토를 시작으로, 카노우 미유를 비롯한 멤버들 순서로 이어졌다. 중간쯤에는 나츠코와 소희가 서 있었는데, 나츠코에게 다른 팬을 대신해 꽃다발을 전달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 하지만 말을 꺼내려는 순간 스태프의 제지가 들어왔고, 결국 그 말을 전하지 못한 채 그대로 다음 사람에게 밀려나야 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준비해온 말을 꺼내보지도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팬미팅 공연 자체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지만, 마지막에 진행된 하이터치 행사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은 시간이었다. 무료로 제공되는 이벤트가 아니라, 일정 금액 이상의 굿즈를 구매해야만 참여할 수 있는 행사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주최 측의 진행이 다소 성의 없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곧이어 2부 공연이 예정되어 있었기에 아쉬운 마음을 잠시 접어두고, 잠깐 숨을 고르며 다음 공연을 관람할 준비를 할 수 있었다. 1부는 그렇게 기대와 만족, 그리고 약간의 아쉬움을 함께 남긴 채 마무리되었다.


📌 클럽 eX(クラブ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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