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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후쿠오카 여행 — 들어가기

여행 둘째 날에는 하카타 캐널시티 인근에서 열리는 공연을 보기 위해 다시 공연장을 찾았다. 이 날 역시 카노우 미유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규슈 출신 아티스트라는 점 때문인지 현장에는 NHK 후쿠오카 지역 방송국 취재진이 나와 있었다.

도쿄도, 간사이도 아닌 또 하나의 일본으로

규슈, 그리고 후쿠오카.

이 지역은 예전부터 언젠가는 꼭 한 번 가보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해왔던 곳이었지만, 이상하게도 매번 여행지를 정할 때마다 우선순위에서 조금씩 밀려나 있던 장소이기도 했다. 도쿄는 너무 익숙했고,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간사이 지역은 접근성이 좋았으며, 일정이 길지 않을 때는 자연스럽게 이미 다녀온 도시들로 발길이 향하곤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이번 2025년 6월이 되어서야 비로소 후쿠오카라는 도시가 현실적인 목적지가 되었다.

이번 여행은 2박 3일이라는 짧은 일정이었다. 규슈라는 이름 아래에는 후쿠오카를 포함해 나가사키, 구마모토, 가고시마, 오이타 등 매력적인 도시들이 여럿 있지만, 이 짧은 일정 안에 그 모든 곳을 욕심내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욕심을 최대한 내려놓고, 후쿠오카라는 도시 하나에만 집중해보기로 했다. 도쿄 일대와 간사이 지역을 벗어나, 일본의 또 다른 얼굴을 처음으로 마주해보는 여행이라는 점에서 이 짧은 일정은 오히려 의미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까운 일본, 후쿠오카

후쿠오카는 여러모로 한국과 닮아 있는 도시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거리상으로도 가까운 편이고, 항공편 역시 하루에도 수십 편씩 오가며, 항공권 가격 또한 비교적 부담이 적은 편이다. 서울에서 제주도로 가는 항공권에 약간의 비용만 더하면 닿을 수 있는 곳이 바로 후쿠오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닐 정도다. 실제로 비행시간도 짧아, 공항에 앉아 있다 보면 어느새 착륙을 준비한다는 안내가 나올 정도였다.

예전에도 규슈 여행을 계획해본 적은 있었다. 일정표를 만들어보고, 가보고 싶은 장소를 정리해본 적도 있었지만, 결국 일정이 맞지 않아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다만 그때 어느 정도 기본적인 정보는 조사해두었던 터라, 이번 여행에서는 출발 전 준비 과정이 상대적으로 수월했다. 이미 머릿속에 그려두었던 풍경들이 있었기에, 큰 부담 없이 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도 이번 여행의 장점 중 하나였다.


예상치 못했던 J리그 직관, 그리고 새로운 경험

이번 여행에서 가장 예상 밖이었던 장면 중 하나는 일본 축구 J리그를 직접 관람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것도 한국에서도 한 번도 직관해보지 않았던 축구를, 일본 여행 중에 처음 경험하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우리가 방문했던 경기는 후쿠오카를 연고로 하는 아비스파 후쿠오카의 홈 경기였다.

사실 이 날의 목적은 축구 그 자체라기보다는, 경기 전과 하프타임에 공연을 진행한 카노우 미유의 무대를 보기 위함이었다. 경기 시작 전에는 경기장 밖 이벤트 존에서 짧은 공연이 있었고, 경기장 안에서는 전반전이 끝난 뒤 하프타임에 한 곡을 부르고 내려오는 구성이었다. 축구 경기를 보러 왔다기보다는, 공연을 보기 위해 경기장에 들어간 셈이었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고 나니 자연스럽게 경기에 몰입하게 되었다.

결과도 좋았다. 아비스파 후쿠오카가 3-2로 승리를 거두면서 경기장은 한층 더 뜨거워졌고, 처음 접하는 J리그의 응원 문화와 현장 분위기는 생각보다 훨씬 인상적이었다. 일본에서는 야구가 더 대중적인 스포츠일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해왔지만, 이렇게 축구를 먼저 경험하게 되니 또 다른 일본의 일면을 본 듯한 기분이 들었다.


NHK 후쿠오카, 예상치 못한 인터뷰

여행 둘째 날에는 하카타 캐널시티 인근에서 열리는 공연을 보기 위해 다시 공연장을 찾았다. 이 날 역시 카노우 미유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규슈 출신 아티스트라는 점 때문인지 현장에는 NHK 후쿠오카 지역 방송국 취재진이 나와 있었다.

공연을 기다리며 자리를 지키고 있던 우리를 유심히 보던 취재진은, 한국에서 일부러 후쿠오카까지 공연을 보러 왔다는 사실에 큰 흥미를 보였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인터뷰가 진행되었고, 그 장면은 실제로 NHK 후쿠오카 지역 방송을 통해 전파를 타고 나갔다. 일본 여행 중에, 그것도 방송 인터뷰를 하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었기에 이 경험은 꽤 강렬하게 기억에 남았다.

여행이란 것이 늘 계획대로만 흘러가지는 않지만, 이렇게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오히려 여행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날의 인터뷰 역시 그런 순간 중 하나였다.


출국 전날, 그리고 컨디션

이번 여행 역시 완벽한 컨디션에서 시작되지는 못했다. 출국 전날까지 회사에서 무리를 했던 탓인지, 몸이 묘하게 무거웠고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다행히 심각한 몸살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급하게 약국을 찾아 피로회복제와 비타민을 구입해 챙겨 먹었다. 다행히 효과가 있었던 것인지, 여행을 진행하는 데 큰 지장은 없었다.

짧은 일정이었기에 조금 더 오래 머물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지만, 이번에는 ‘처음 후쿠오카에 발을 들여본다’는 의미만으로도 충분한 여행이 아니었을까 싶다. 후쿠오카는 항공권 가격과 이동 시간을 생각했을 때, 타이밍만 잘 맞춘다면 부담 없이 다시 찾을 수 있는 도시다. 이번 방문은 그저 시작에 불과하고, 다음에는 규슈의 다른 소도시들까지 천천히 둘러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렇게, 2025년 6월의 후쿠오카 여행은 조용히, 그러나 분명한 기대감을 안고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