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널시티 하카타에서 건담 베이스를 둘러본 뒤, 다음 목적지는 자연스럽게 정해졌다. 바로 이치란 라멘 본점. 후쿠오카를 대표하는 라멘 브랜드의 시작점이기도 한 이곳은, 처음 후쿠오카를 찾은 여행자라면 한 번쯤은 가보고 싶어지는 장소다. 다행히 커널시티 하카타에서 이치란 라멘 본점까지는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았고, 지도상으로도 도보 이동이 충분히 가능한 거리였다.
이왕 걷는 김에 조금이라도 더 후쿠오카다운 풍경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큰 도로 대신, 강가를 따라 이동하는 길을 택했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나카스 강변을 걷게 되었다. 밤의 나카스는 여러 번 사진과 영상으로 접해봤지만, 낮의 나카스는 어떤 모습일지 사실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던 상태였다.

서일본 최대의 환락가, 나카스라는 이름의 무게
나카스는 서일본 최대의 환락가로 잘 알려진 지역이다. 동서 약 250m, 남북으로는 약 1.5km에 달하는 이 지역에는 2,000곳이 넘는 음식점과 술집, 유흥시설이 밀집해 있다. 특히 밤이 되면 나카가와 수면 위로 반사되는 네온사인과 포장마차 불빛으로 인해, 후쿠오카를 상징하는 풍경 중 하나로 자주 등장한다.
사실 필자는 이 날 아침, 혼자 꽃집을 찾으러 다니다가 무심코 이 일대에 잠깐 들어온 적이 있었다. 그때는 그곳이 나카스라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는데,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공기를 느꼈던 기억이 있다. 아침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거리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긴장감 같은 것이 남아 있었고, 괜히 오래 머물고 싶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 느꼈던 어색함은 우연이 아니었을 것이다. 밤이 주인공인 거리에서, 낮은 어디까지나 ‘비어 있는 시간’에 가깝기 때문이다. 글을 쓰며 다시 지도를 확인해보고 나서야, 그곳이 바로 나카스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제야 그때의 감각들이 하나로 연결되었다.


소음이 빠져나간 자리, 나카스 강가의 낮
낮 시간의 나카스 강가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나카스의 이미지와는 상당히 달랐다. 밤이 되면 포장마차와 사람들로 가득 찬 거리지만, 낮에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조용했고, 오히려 차분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물론 날씨는 여전히 덥고 습했지만, 강을 따라 걷다 보니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 덕분에 체감 온도는 조금이나마 낮아지는 느낌이었다.
강변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니, 물 위에 비친 건물들의 반영이 눈에 들어왔다. 높은 빌딩이 즐비한 곳은 아니었기에, 강물 위에는 낮은 건물들과 다리, 그리고 흐릿한 하늘이 차분하게 비치고 있었다. 그 풍경을 보고 있자니, 조금 전까지의 공연과 사람들로 가득했던 시간이 거짓말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습도는 여전히 높았고, 몇 분만 걸어도 이마에는 자연스럽게 땀이 맺혔지만, 이상하게도 이 길은 서두르게 만들지 않았다. 목적지가 분명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싶지 않은 그런 시간이었다.

강변에 남겨진 조형물들, 그리고 멈춰 서는 순간
나카스 강가를 따라 걷다 보면, 곳곳에서 작은 동상과 조형물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일본어에 능숙하지 않은 필자에게 그 의미를 하나하나 정확히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굳이 모든 것을 알아야만 여행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름과 설명을 몰라도, 잠시 멈춰 서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공간의 결을 느낄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유독 시선을 끌었던 것은 나카스 세 여인의 상이었다. 세 명의 여인이 서로 어깨를 맞대고 등을 지고 서 있는 형태의 이 동상은, 화합과 번영을 상징하는 조형물로 알려져 있다. 전통 시장과 상업이 발달한 지역인 만큼, 상인들의 단결과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낮의 햇빛 아래에서 본 이 동상은, 화려하다기보다는 담담한 인상을 주었다. 아마 밤에 네온과 함께 보면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길지도 모르겠지만, 낮의 나카스에서는 이 동상마저도 조용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느낌이었다.

언젠가 다시, 밤의 나카스를 위해
이번에는 일정상 낮에 잠시 스쳐 지나갈 수밖에 없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다음을 기약하게 되는 공간이 되었다. 나카스는 분명 밤이 되어야 제 모습을 드러내는 거리일 것이다. 포장마차 불빛과 사람들의 웃음소리, 그리고 강 위에 반사되는 네온을 직접 마주한다면, 오늘과는 전혀 다른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이 날의 나카스는, 화려함 대신 정적을, 소음 대신 여백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여백 덕분에, 이 여행의 리듬도 잠시 느려질 수 있었다. 이치란 라멘 본점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만난 이 강가의 풍경은, 의도하지 않았기에 더 오래 기억에 남을 장면이 되었다.
📌 나카스 강가 포장마차 거리 정보
- 📍 주소 : 〒810-0801 Fukuoka, Hakata Ward, Nakasu 8, 那珂川通り
- 🕒 운영시간 : 18:00 – 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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