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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여행 — 나카스 강 끝에서 다시 만난 이치란 라멘 본점

이치란 라멘은 후쿠오카에서 시작된 돈코츠 라멘 전문점으로, 이제는 일본 전역은 물론 해외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브랜드가 되었다. 이상하게도 이치란은 특히 한국인들에게 유독 인기가 많은 라멘집이기도 하다. 필자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2018년 일본을 처음 여행했을 때 가장 먼저 찾았던 라멘집 중 하나가 바로 이치란이었다.

커널시티 하카타를 나와 나카스 강가를 따라 북쪽으로 천천히 걸어 올라가다 보니, 어느 순간 익숙한 붉은 간판이 시야에 들어왔다. 이치란 라멘 본점. 오늘 저녁 식사를 책임질 장소였다. 사실 하루에 라멘을 두 번이나 먹게 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점심에는 라멘 스타디움에서 라멘을 먹었고, 저녁에는 이치란 라멘 본점이라니.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 일정은 전적으로 지리적 필연에 가까웠다. 라멘 스타디움과 이치란 본점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었고, 후쿠오카라는 도시 자체가 라멘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여행을 하다 보면, 계획하지 않았던 동선이 오히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만들어주곤 한다. 이 날의 ‘라멘 두 끼’도 그런 순간 중 하나였던 것 같다.


후쿠오카에서 시작된 라멘, 이치란이라는 이름

이치란 라멘은 후쿠오카에서 시작된 돈코츠 라멘 전문점으로, 이제는 일본 전역은 물론 해외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브랜드가 되었다. 이상하게도 이치란은 특히 한국인들에게 유독 인기가 많은 라멘집이기도 하다. 필자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2018년 일본을 처음 여행했을 때 가장 먼저 찾았던 라멘집 중 하나가 바로 이치란이었다.

당시에는 일본 여행 자체가 처음이었고, 자연스럽게 ‘한국인들에게 유명한 곳’을 중심으로 동선을 짜게 되었는데, 그중에서도 이치란은 반드시 한 번쯤 가봐야 할 장소처럼 여겨졌던 기억이 있다. 특히 독서실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좌석 구조는, 라멘집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체험 공간처럼 느껴졌고, 그 자리에 앉아 라멘을 먹기 위해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렸던 기억도 함께 떠올랐다.

그로부터 몇 년이 흐른 뒤, 다시 찾은 이치란. 그것도 분점이 아닌 본점이라는 사실은, 묘하게 과거의 기억을 현재로 끌어당기는 역할을 했다.


본점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압도적인 규모

이치란 라멘 본점은 확실히 다른 지점들과는 스케일부터 달랐다. 건물 전체가 이치란 라멘으로 사용되고 있는 듯한 인상이었고, 멀리서 보아도 ‘여기가 본점이다’라는 존재감이 느껴졌다. 이렇게 규모가 큰데도 불구하고, 손님이 꾸준히 드나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저녁 식사 시간으로 치면 살짝 이른 시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게 앞에는 이미 줄이 형성되어 있었다. 다행히 줄은 길지 않았고, 약 20분 정도 기다린 끝에 입장할 수 있었다. 아마도 좌석 수가 워낙 많다 보니, 회전이 빠른 편이었을 것이다. 만약 전형적인 저녁 피크 타임에 왔다면, 훨씬 더 긴 대기 시간을 각오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위치 역시 인상적이었다. 나카스 강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었고, 바로 앞에는 나카스카와바타역이 있어 전철로 접근하기에도 매우 편리한 곳이었다. 관광객이든 현지인이든, 이치란 본점을 찾기 어렵지 않은 이유가 분명히 있었다.


독서실 같은 1층 좌석, 고독을 전제로 한 식사

안내를 받아 들어간 곳은 1층이었다. 이치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바로 그 ‘독서실 같은 좌석’ 구조였다. 여럿이서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좌석에 앉는 순간 자연스럽게 각자의 공간이 분리된다. 옆 사람의 얼굴은 보이지 않고, 시야에는 오직 라멘을 받을 작은 창과 테이블만이 남는다.

이 구조는 처음에는 다소 낯설 수 있지만, 곧 이치란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이해하게 만든다. 대화를 최소화하고, 오로지 라멘 그 자체에 집중하라는 메시지. 혼자 먹든, 여럿이 먹든 결과적으로는 ‘혼자만의 식사’가 되는 공간이다. 그래서인지 이치란은 혼자 여행하는 사람에게 특히 잘 어울리는 라멘집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랜만에 다시 이 공간에 앉으니, 2018년의 기억이 자연스럽게 겹쳐졌다. 그때도 비슷한 좌석에 앉아, 일본에서 먹는 첫 라멘을 앞에 두고 괜히 설렜던 순간이 떠올랐다.


주문용지에 담긴 선택의 기억

이치란의 또 다른 상징은 바로 주문용지다. 육수의 진하기, 기름의 양, 마늘과 파의 양, 면의 익힘 정도까지 직접 체크해서 주문할 수 있는 이 종이는, 단순한 주문서를 넘어 하나의 의식처럼 느껴진다. 오랜만에 이치란을 찾은 만큼, 이번에는 과하지 않게 거의 모든 항목을 ‘보통’으로 선택했다.

괜히 오랜만에 왔다가 무리해서 커스터마이징을 하기보다는, 이치란이 기본으로 제안하는 맛을 다시 한 번 느껴보고 싶었다고 해야 할까.


천연 돈코츠 라멘 한 그릇, 그리고 조용한 시간

선택한 메뉴는 가장 기본이 되는 ‘천연 돈코츠 라멘’. 가격은 980엔. 한화로 환산하면 약 9,800원 정도로,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었다. 점심에 이미 라멘을 먹은 상태였기에, 추가 토핑은 따로 선택하지 않았다.

잠시 후, 작은 창이 열리고 따뜻한 라멘 한 그릇이 눈앞에 놓였다. 독서실 같은 공간에서, 혼자 마주한 라멘. 국물을 한 숟갈 떠먹는 순간, 괜히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여럿이 함께 여행을 하고 있었지만, 이 순간만큼은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이었다.

이치란 라멘은 맛 그 자체보다도, ‘이렇게 먹는 경험’을 함께 제공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었다. 대화를 나누며 먹는 라멘도 좋지만, 가끔은 이렇게 조용히 자신에게 집중하며 먹는 한 그릇도 여행의 중요한 일부가 된다.


다시 돌아보는 본점이라는 장소성

라멘을 다 먹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왜 굳이 이치란 본점이었는지에 대한 답이 자연스럽게 정리되었다. 맛 때문이라기보다는, 기억 때문이었고, 경험 때문이었다. 처음 일본을 여행했을 때의 나와, 지금 이 자리에서 라멘을 먹고 있는 나 사이의 시간을 잇는 장소. 그 역할을 이치란 라멘 본점이 해주고 있었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저녁 식사로,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장소는 없었던 것 같다.


📌 후쿠오카 이치란 라멘 본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