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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1박 2일 ‘도쿄 여행’ 에필로그 — 짧았기에 더 또렷했던 여름의 기록

이번 여행의 중심은 분명했다. 카노우 미유의 솔로 라이브 공연. 다른 일정들은 모두 이 공연을 기준으로 앞뒤로 정리되었고, 이동 동선이나 숙소 선택, 귀국 시간까지도 결국은 이 무대를 중심으로 맞춰진 결과물에 가까웠다. 도쿄에 머무는 시간은 짧았지만, 이 공연 하나만큼은 어떻게든 직접 보고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분명했다.

— 짧았기에 더 또렷했던 여름의 기록

여름의 일본은 언제나 망설이게 만든다. 서울의 여름만 해도 충분히 버거운데, 일본의 여름은 그보다 한 단계 더 위에 있는 듯한 더위와 습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여름에는 일본에 가지 않으려는 쪽에 가까웠다. 굳이 몸을 혹사시키면서까지 여행을 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결국 7월의 도쿄에 다시 발을 디디게 된 이유는 단순했다. 일정이 생겼고, 그 일정이 ‘짧게라도 직접 보고 와야 할 이유’를 충분히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7월 19일, 하라주쿠에서 예정된 공연은 고민의 여지를 크게 주지 않았다. 망설임은 있었지만, 결론은 늘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왔다. 가지 않으면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일정이었다.

이번 여행은 처음부터 길게 욕심내지 않았다. 이미 도쿄는 여러 차례 다녀온 도시였고, 여름이라는 계절적 변수까지 감안하면 무리해서 일정을 늘릴 필요도 없었다. 그래서 선택한 방식이 1박 2일이었다. 다만 이전과는 조금 다른 구조를 택했다. 둘째 날을 단순히 ‘귀국하는 날’로 흘려보내지 않고, 저녁 비행기로 돌아오는 일정으로 잡아 반나절 정도의 여유를 확보했다. 이 차이가 생각보다 컸다.


짧지만 답답하지 않았던 1박 2일

1박 2일이라는 일정은 늘 애매하다. 무엇을 하기에도 부족하고,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기에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실제로 2024년에도 비슷한 일정으로 도쿄를 다녀온 적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도착과 출발이 모두 이른 시간대여서 도시를 제대로 느끼기도 전에 떠나야 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둘째 날 저녁 출발이라는 선택 덕분에, 하루를 온전히 써본 느낌에 가까웠다. 조죠지와 도쿄타워, 프린스 시바 공원까지 이어진 동선은 길지 않았지만 밀도는 충분했다. ‘많이 보지 않아도 된다’는 마음가짐 덕분에 오히려 한 장소 한 장소가 또렷하게 기억에 남았다.

숙소 위치 역시 이 일정에 맞춰 타협한 선택이었다. 사메즈역 인근 숙소는 관광지로서의 매력은 거의 없었지만, 그만큼 가격과 접근성에서 합리적이었다. 대신 짐은 우에노역 코인락커에 맡겼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이 이번 여행에서 가장 효율적인 판단 중 하나였다. 손이 자유로워지자 이동이 훨씬 편해졌고, 동선 역시 깔끔하게 정리됐다.


도쿄의 여름, 생각보다 그리고 예상대로

7월의 도쿄는 분명 더웠다. 야외에서 오래 서 있으면 체력이 빠르게 소모되는 느낌이 들었고, 물을 마셔도 마셔도 갈증이 쉽게 가시지 않았다. 일본 음식 특유의 짠맛도 이런 갈증을 더 부추겼다. ‘여름에 일본을 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괜히 나온 게 아니라는 걸 몸으로 다시 확인한 셈이다.

그런데 묘하게도, 생각보다 덜 힘들다는 느낌도 함께 들었다. 서울의 한여름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체감상으로는 큰 차이가 없었다. 더운 건 분명했지만, ‘견딜 수 없는 수준’까지는 아니었다. 오히려 이렇게 짧은 일정이었기에, 일본의 여름을 체험하는 데 그치고 무리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이 여행의 중심 — 카노우 미유 솔로 라이브

이번 여행의 중심은 분명했다. 카노우 미유의 솔로 라이브 공연. 다른 일정들은 모두 이 공연을 기준으로 앞뒤로 정리되었고, 이동 동선이나 숙소 선택, 귀국 시간까지도 결국은 이 무대를 중심으로 맞춰진 결과물에 가까웠다. 도쿄에 머무는 시간은 짧았지만, 이 공연 하나만큼은 어떻게든 직접 보고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분명했다.

입장 번호는 솔직히 좋지 않았다. 스탠딩 공연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시야가 완벽하게 확보된 자리는 아니었고, 무대의 모든 순간을 또렷하게 담아낼 수 있는 위치도 아니었다. 그런 점에서 아쉬움이 남지 않는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조금만 더 앞번호였더라면, 조금만 더 가까이 설 수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공연 내내 머릿속을 스쳤다. 하지만 그 아쉬움이 공연 자체를 흐리게 만들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아니, 어쩌면 ‘인상적’이라는 표현보다는 ‘의미가 분명했다’는 말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스탠딩으로 진행된 첫 솔로 공연이라는 점, 관객과 무대 사이의 거리감, 그리고 공연장을 채우던 열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게 계산된 결과물이라기보다는, 이제 막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지점에 서 있다는 인상이 강하게 남았다. 그래서 오히려 더 진하게 다가왔다. 완성형의 공연이 아니라, 앞으로의 방향성을 직접 목격하고 있다는 느낌에 가까웠다.

작년 생일 콘서트를 기점으로 이어져 온 흐름을 떠올려보면, 이번 도쿄 솔로 라이브는 분명 하나의 분기점이었다. 아직은 실험의 요소도 남아 있고, 시행착오가 느껴지는 순간들도 있었지만, 그 모든 과정이 ‘지금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었다. 무대 위에서의 표정, 관객과 주고받는 호흡, 그리고 공연을 끌고 가는 힘까지. 이전과는 다른 단계에 들어섰다는 인상이 분명했다.

이후 한국에서도 같은 공연이 이어졌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이번 도쿄 공연은 결과적으로 ‘미리 보고 온 예고편’ 같은 역할을 했다. 하지만 단순한 예행연습이나 축약본이 아니라, 그 흐름이 시작되는 첫 장면을 직접 확인한 자리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그래서인지 시간이 지나도 이 공연은 쉽게 흐려지지 않는다. 좋은 자리에서 본 공연은 기억에 남지만, 이런 종류의 공연은 오히려 마음속에 오래 남는다. 완벽하지 않았기에, 그리고 아직 진행 중이었기에 더 또렷하게 각인된 순간이었다.


여행 비용 결산 — 부담 없이 다녀온 이유

이번 여행의 비용은 전체적으로 부담이 크지 않았다.

  • 항공권(에어부산): 215,100원
  • 숙소(마블러스 히가시오이): 158,273원 (1인당 52,758원)
  • 스카이라이너(2장): 39,400원
  • 이심(매일 2GB 이후 저속 무제한 2일): 3,150원

이렇게 정리해놓고 보니, 이번 여행은 확실히 비용 부담이 크지 않았다는 점이 먼저 떠오른다. 여름의 일본은 더위 때문에 여행 수요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시기이기도 하고, 그 영향인지 항공권 가격이 다른 계절에 비해 눈에 띄게 낮은 편이었다. 특히 이번 일정은 공연 일정이 비교적 일찍 확정되면서 항공권을 약 두 달 전에 미리 구입할 수 있었는데, 이 타이밍 역시 비용을 낮추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결과적으로 왕복 항공권을 21만 원대에 끊을 수 있었고, 이는 최근 몇 년간 도쿄를 오가며 경험한 가격대 중에서도 상당히 합리적인 수준이었다.

숙소 역시 마찬가지였다. 1박 일정이었기에 숙박비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고, 3명이 함께 머무를 수 있는 숙소를 선택하면서 1인당 부담을 더 줄일 수 있었다. 사메즈역 앞에 위치한 숙소는 관광지와는 거리가 있었고, 주변에 즐길 만한 요소가 많지는 않았지만, 역과 가까운 위치 덕분에 이동에는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무엇보다 1인당 약 5만 원 초반대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이번 일정에서는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선택이었다고 느껴진다. ‘머무는 시간’보다 ‘움직이는 시간’이 더 많았던 여행이었기에, 숙소는 그 역할만 충실히 해주면 충분했다.

교통비에서도 체감되는 차이가 있었다. 스카이라이너 역시 엔저 영향이 반영된 덕분인지, 평소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다. 1장에 19,700원이라는 가격은 숫자로 보면 몇천 원 차이에 불과하지만, 늘 2만 원이 넘는 금액으로 인식하던 탑승권이 2만 원 아래로 내려왔다는 점에서 심리적인 체감은 꽤 컸다. 익숙한 이동 수단을 ‘조금 싸게’ 이용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여행 전체의 비용 감각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통신비 역시 최소한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이번 일정에서는 이심을 이틀만 사용했고, 3,150원이라는 금액이면 하루 기준으로 약 1,500원 남짓에 데이터를 이용한 셈이다. 지도 확인, 메신저, 간단한 검색 정도만 사용하는 여행 패턴에서는 충분한 용량이었고, 굳이 더 비싼 요금제를 선택할 필요도 없었다. 짧은 일정일수록 이런 사소한 선택들이 전체 비용에 은근한 영향을 미친다는 걸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된다.

이렇게 항공권, 숙소, 교통, 통신비까지 차분히 정리해보니, 이번 여행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목적을 달성한’ 사례에 가까웠다. 물론 현지에서 발생한 교통비나 식비 같은 소소한 지출도 있었지만, 이는 서울에서 생활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수준이었기에 굳이 여행 비용으로 따로 떼어 계산하지는 않았다. 결과적으로 이번 도쿄 여행은, 여름이라는 계절과 짧은 일정, 그리고 명확한 목적이 맞물리면서 생각보다 훨씬 현실적인 비용 구조로 완성된 여행이었다.


짧았기에 더 선명했던 기록

이 여행을 돌아보면, 많은 장소를 다녀온 것도 아니고 새로운 도시를 개척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억에 남는 장면들은 분명하다. 여름 햇빛 아래의 조죠지, 도쿄타워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도쿄의 낮 풍경, 프린스 시바 공원의 잔디와 그 너머의 타워, 그리고 공연이 끝난 하라주쿠의 밤.

1박 2일이라는 짧은 일정은 늘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아쉬움이 ‘부족해서 남은 감정’이라기보다는, ‘딱 이 정도여서 좋았다’는 쪽에 가까웠다. 길지 않았기에 오히려 흐트러지지 않았고, 목적이 분명했기에 기억도 또렷하다.

아마도 이 여행은 시간이 조금 더 지난 뒤에, 여름의 도쿄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으로 남을 것 같다. 그리고 그 정도면, 이 짧은 여정은 충분히 제 몫을 해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1일차” (2025년 7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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