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후의 공백을 메워준 한 끼
Hanamaru Udon × Yoshinoya
경기가 끝난 뒤의 시간은 늘 묘하다. 열기가 가라앉지 않은 채로 몸은 천천히 현실로 돌아오고, 방금 전까지의 환호와 긴장은 잔상처럼 남아 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버스를 기다리지 않고 걸어서 공항 국내선으로 이동했다는 점이었다.
지난 원정에서는 이 거리를 몰라 한 시간 넘게 버스를 기다렸던 기억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다행히도 이미 알고 있었다. 베스트 덴키 스타디움에서 후쿠오카 공항 국내선까지는 도보로 약 30분 남짓. 경기가 끝난 직후의 흥분된 몸 상태로는 오히려 걷기에 적당한 거리였다. 비가 갠 뒤의 공기, 아직 완전히 식지 않은 열기, 그리고 “오늘은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는 공통된 감정이 발걸음을 자연스럽게 앞으로 밀어주고 있었다.
공항으로 향한 이유는 단순했다. 일행 중 한 명이 그날 바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일정이었기 때문이다. 경기장에서 제대로 식사를 할 여유도 없었고, 그대로 헤어지기에는 아쉬움이 컸다. 그래서 선택한 타협점이 바로 후쿠오카 공항 국내선에서 함께하는 마지막 식사였다.


공항이라는 공간, 하지만 과하지 않은 가격
국내선 터미널 1층으로 들어서자마자 다행히 눈에 띄는 식당이 있었다. 바로 하나마루 우동(Hanamaru Udon)과 요시노야(Yoshinoya)가 함께 운영하는 매장이었다. 일본 여행을 다니다 보면 익숙하게 마주치는 이름들이지만, 공항 안에서 이 조합을 만난 건 꽤 반가운 일이었다.
보통 공항 식당이라고 하면 가격부터 한 번 더 보게 되는데, 이곳은 예상보다 훨씬 부담이 덜했다. 단품 기준으로는 400엔대 메뉴도 있었고, 우동·카레·튀김을 조합해도 천 엔 남짓이면 충분했다. “공항인데 이 정도면 괜찮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나는 우동과 카레, 그리고 튀김까지 모두 담았다. 경기장에서 소모한 에너지를 생각하면 욕심이라기보다는 필요에 가까운 선택이었다. 진한 카레의 온기, 부드러운 우동 면발, 바삭한 튀김. 특별할 것 없는 구성일지도 모르지만, 이 순간에는 그 모든 것이 정확히 필요한 맛이었다.



국적이 다른 팬들, 같은 테이블
그 테이블에는 네 명이 앉아 있었다. 오키나와에서 온 일본 팬 한 명, 한국에서 온 팬 세 명. 그중 한 명은 이 식사가 끝나면 바로 공항을 빠져나가 비행기를 타야 하는 일정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자연스럽게 오늘의 경기 이야기, 미유의 공연 이야기, 그리고 “다음에는 언제 또 만날 수 있을까” 같은 이야기들이 오갔다. 언어는 완벽하게 같지 않았지만, 굳이 많은 설명이 필요하지도 않았다. 같은 무대를 보고, 같은 순간에 환호했고, 같은 여운을 안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했다.
공항이라는 장소는 늘 이별을 전제로 한다. 그래서인지 이곳에서의 식사는 언제나 조금 더 담담해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볍지는 않다. 오히려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다. “잘 먹었다”라는 말과 함께 트레이를 정리하는 순간, 오늘 하루가 정말 끝나가고 있다는 사실이 실감났다.



마지막까지 이어진 하루의 흐름
생각해보면, 이 식사는 단순한 끼니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경기장의 열기 → 도보 이동 → 공항 → 한 끼 → 이별. 하루의 서사가 이 한 식당에서 조용히 마무리되고 있었다.
누군가는 곧 출국 게이트로, 누군가는 다시 시내로, 누군가는 또 다른 여행 일정으로 흩어지게 될 터였다. 하지만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모두가 같은 테이블에 앉아 같은 하루를 정리하고 있었다.
후쿠오카 공항 국내선의 이 작은 식당은, 그래서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화려하지도, 특별하지도 않았지만, 오늘이라는 하루를 정리하기에는 너무나 정확한 장소였기 때문이다.
📌 장소 정보 :Hanamaru Udon × Yoshinoya
- 📍 주소: 福岡県福岡市博多区大字下臼井778-1 후쿠오카 공항 국내선 터미널 빌딩 1층
- 📞 전화번호: +81-92-623-8822 (공항 대표 번호 기준)
- 🌐 홈페이지: https://www.hanamaruudon.com / https://www.yoshinoya.com
- 🕒 영업시간: 07:00 – 21:00 (공항 운영 및 항공편 일정에 따라 변동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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