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도쿄에서 열렸던 카노우 미유의 생일 콘서트에 다녀온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다시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시간만 놓고 보면 분명 꽤 긴 간격이지만, 그 사이의 기억들은 끊어지지 않고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져 온 느낌에 가깝다. 그래서인지 ‘1년이 지났다’기보다는, 그때부터 계속 이어져 온 여정의 한 지점에 다시 서 있는 기분이 든다.
돌이켜보면 그 이전의 일상은 비교적 단순했다. 회사에 가서 일하고, 퇴근한 뒤에도 다시 일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반복. 크게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삶의 방향이 크게 흔들리는 일도 없었다. 그런데 미유를 알게 되고, 그녀의 무대를 직접 보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부터 일상의 리듬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같은 하루를 보내더라도, 그 끝에 ‘다음 원정’이라는 목표가 생겼고, 그 목표는 평범한 일상을 견디게 만드는 힘이 되었다.

작년 11월 6일 생일 콘서트부터 시작된 일본 원정
작년 11월 6일, 도쿄 신오쿠보에서 열린 생일 콘서트는 지금 돌이켜봐도 분명 하나의 전환점이었다. 당시에는 원래 계획했던 일본 여행 일정에 콘서트를 끼워 넣은 것에 가까웠다. 공연을 보고 나면 다시 관광을 하고, 일상으로 돌아오는 구조. 하지만 그날 이후로는 여행의 중심이 명확히 바뀌었다. 이제는 관광지가 아니라 공연이 중심이 되었고, 일정은 자연스럽게 미유의 활동을 기준으로 짜이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일본 현지 팬들과도 알게 되었고, 공연 전후로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이 늘어났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본어를 다시 꺼내 쓰게 되었고, 한동안 잊고 지냈던 언어가 서서히 감각을 되찾기 시작했다. 작년 생일 콘서트 당시만 해도 일본어는 거의 사용하지 못하는 수준에 가까웠다. 공부한 적은 있었지만, 코로나19 이후 실제로 쓸 일이 없어지면서 대부분 잊어버린 상태였기 때문이다.
1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 갈 길은 멀다. 하지만 적어도 간단한 대화 정도는 번역기 없이 이어갈 수 있게 되었고, 공연장에서나 이동 중에 나누는 짧은 대화들이 쌓이면서 일본어는 다시 ‘살아 있는 언어’가 되었다. 이렇게 조금씩이라도 이어가다 보면, 언젠가는 더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생긴다.

지난 1년간의 원정 기록
정리해보니, 지난 1년 동안 다녀온 공연과 이벤트는 생각보다 훨씬 많았다. 실제로 미유가 참여한 모든 공연을 다 간 것은 아니지만, 내가 직접 현장에서 본 기록만 놓고 봐도 이 정도다.
- 2024년 9월 22일 : 서울 코엑스 「한일축제한마당」
- 2024년 11월 6일 : 도쿄 신오쿠보 R’s 아트코트 ‘ 카노우 미유 생일 콘서트 「SAY!」’
- 2024년 11월 9일 : 사카이 코프 페스타
- 2024년 11월 17일 : 서울 이화여대 트롯 걸즈 재팬 서울 콘서트
- 2024년 12월 9일 : 도쿄 긴시초 타워레코드 미니 라이브
- 2024년 12월 31일 : 도쿄 카메이도 클락 미니 라이브
- 2025년 2월 8일 : 도쿄 긴시초 타워레코드 미니 라이브
- 2025년 2월 9일 : 요코하마 타워레코드 미니 라이브
- 2025년 3월 2일 : 도쿄 텐노즈 아일 KIWA SIS/T 콘서트
- 2025년 3월 30일 : 도쿄 시나가와 트롯 걸즈 재팬 콘서트
- 2025년 5월 4일 : 사이타마 아리오 와시노미야 미니 라이브
- 2025년 5월 5일 : 도쿄 긴시초 타워레코드 미니 라이브
- 2025년 5월 6일 : 가와사키 고기 축제 미니 라이브
- 2025년 5월 25일 : 서울 트롯 걸즈 재팬 릴레이 팬미팅
- 2025년 6월 21일 : 후쿠오카 아비스파 FC 미니 라이브
- 2025년 6월 22일 : 후쿠오카 캐널시티 미니 라이브 & NHK 인터뷰
- 2025년 7월 19일 : 도쿄 하라주쿠 솔로 콘서트
- 2025년 8월 29일 : 서울 아시아 인플루언서 페스티벌
- 2025년 9월 13일 : 도쿄 칸다묘진 SIS 라이브 (전국 투어 마지막 공연)
- 2025년 9월 27일 : 사이타마 라라포트 후지미 미니 라이브
- 2025년 9월 28일 : 사이타마 아리오 아게오 미니 라이브
- 2025년 9월 28일 : 도쿄 고마자와 올림픽 공원 한일 교류회
- 2025년 10월 26일 : 후쿠오카 아비스파 FC 미니 라이브
- 2025년 11월 6일 : 도쿄 시부야 클럽 아시아 생일 콘서트
이렇게 한 번에 정리해놓고 보니, 지난 1년이 얼마나 촘촘하게 이어져 있었는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각각은 짧은 하루였지만, 그 하루들이 쌓여 지금의 흐름을 만들었다.

지난 1년을 돌아보는 선물
매번 공연을 보러 갈 때마다 선물과 편지를 준비하는 편이지만, 이번 생일 콘서트는 조금 다르게 준비하고 싶었다. 지난 1년을 하나로 묶어 남길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고, 그 결과가 직접 디자인해 제작한 담요였다. 지난 1년 동안 촬영한 공연 사진들을 하나하나 고르고, 배열하고, 디자인을 완성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그만큼 지난 시간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6월 후쿠오카 공연 때 작은 담요를 선물했던 경험도 이번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당시에는 퀄리티와 사이즈 면에서 아쉬움이 남았고, ‘다시 만든다면 더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제작한 담요는 크기와 완성도 모두 만족스러웠고, 지난 1년의 기록을 물리적으로 남긴 결과물이 되었다. 함께 제작한 비치타올도 의미는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담요 쪽이 훨씬 잘 어울리는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3박 4일, 다시 11월의 도쿄로
이번 11월 도쿄 원정은 작년과 비슷하게, 생일에 맞춰 일본에 도착해 주말까지 머무는 3박 4일 일정으로 잡았다. 작년에는 생일 콘서트 이후 사카이까지 이동하며 예상보다 훨씬 밀도 높은 여행이 되었고, 그 기억이 자연스럽게 이번 일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번에도 ‘주말에 또 다른 공연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고 일정을 길게 잡게 된 이유다.
결과적으로 예상은 절반만 맞았다. 주말 공연은 있었지만 미유가 참여하지 않는 구성의 무대였고, 반대로 미유가 포함된 3인 시스(SIS/T) 공연은 월요일에 열려 일정이 맞지 않았다. 작년에도 비슷한 엇갈림을 겪었던 터라, 이제는 이런 빗나감조차 하나의 패턴처럼 받아들이게 된다. 대신 이번에는 공연 외의 시간을 다른 방식으로 채우며, 또 하나의 여행을 만들어가게 되었다.

원정 직전의 현실, 그리고 다시 출발선
이번 원정은 준비 과정부터가 쉽지 않았다. 불과 2주 전에는 후쿠오카 원정을 다녀왔고, 그 여파로 체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 상태였다. 눈이 심하게 충혈된 채로 거의 2주를 보내야 했을 정도로 피로가 누적되어 있었고, 원정 직전에는 가족 일정과 회사 내 보직 변경까지 겹치며 정신없이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비행기에 오르게 된 이유는 분명했다. 이 여행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지난 1년을 정리하고 다시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기 위한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2024년 11월에 시작된 이야기가, 2025년 11월의 도쿄에서 다시 이어진다. 그리고 그 이어짐의 한가운데에서, 또 하나의 기록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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