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노시마 섬으로 들어와 상점가를 지나치니,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에노시마 신사 대도리이(江島神社 大鳥居, 주홍 도리이)였다. 에노시마 신사로 들어가는 첫 번째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곳으로, 이 도리이를 지나며 비로소 ‘섬 안쪽으로 들어간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관광지의 소란스러움과 신사의 경계가 이 지점에서 자연스럽게 나뉘는 듯한 인상도 받았다.
대도리이를 지나 조금 더 올라가면, 다음으로 즈이신몬(瑞心門)이 모습을 드러낸다. 언덕길 위에 자리한 커다란 문으로, 생각보다 규모가 커서 자연스럽게 시선이 위로 향하게 된다. 이 문을 통과하면 본격적으로 에노시마 신사의 영역으로 들어서게 된다. 계단의 개수는 제법 많은 편이지만, 천천히 올라간다면 크게 무리가 되는 정도는 아니다. 다만 일본이 고령화 사회라는 점을 실감하게 되듯, 이 구간에는 노약자를 위한 에스컬레이터도 함께 마련되어 있다.



유료 에스컬레이터로 올라갈 수 있는 첫 번째 구간
에노시마 섬 곳곳에는 이렇게 경사가 있는 구간마다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다. 다만 무료는 아니고, 일정 요금을 지불해야 이용할 수 있는 구조다. 체력이 충분한 사람이라면 굳이 이용하지 않아도 되지만, 연세가 있거나 무릎이 불편한 사람에게는 꽤 실용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아직 체력에도 여유가 있고, 여행 중에는 걷는 것 자체를 즐기는 편이라 계단을 이용해 이동했다.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주변 풍경을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계단이 더 잘 어울리는 선택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에노시마 신사(江島神社 辺津宮)
즈이신몬을 지나면, 드디어 에노시마 신사의 영역으로 들어서게 된다. 에노시마 신사는 하나의 건물이 아니라, 섬 전체에 걸쳐 세 개의 신사가 나뉘어 자리하고 있는 구조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곳이 바로 변진궁(辺津宮)이다.
이곳은 섬의 비교적 높은 위치에 자리하고 있어, 경내에서 내려다보는 풍경도 제법 운치가 있다. 신사 안에 들어서면 바다와 하늘, 그리고 섬 특유의 고요한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관광객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경내만큼은 비교적 차분한 공기가 흐르고 있었다.



바다와 예능의 신을 함께 모신 공간
에노시마 신사는 바다와 물, 그리고 공덕의 신을 함께 모시는 신사로 알려져 있으며, 동시에 예능과 학문, 재물운을 관장하는 벤자이텐을 모시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일반 참배객뿐만 아니라 예술가나 연예인들이 찾아와 기도를 올린다는 이야기도 종종 들을 수 있다.
이곳에서는 일본 신사 특유의 체험 요소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길흉을 점치는 오미쿠지, 나무 패에 소원을 적어 거는 에마(絵馬), 그리고 동전을 씻으면 재물운이 따른다고 전해지는 ‘돈 씻기’ 같은 의식들까지, 단순히 눈으로 보는 관광지를 넘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요소들이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덕분에 신사를 ‘지나가는 장소’가 아니라, 잠시 머물며 분위기를 느끼는 공간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신사 곳곳에 걸린 에마를 바라보는 재미
일본의 신사를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즐거움 중 하나는 바로 에마를 하나하나 살펴보는 일이다. 이곳 에노시마 신사에도 수많은 에마가 걸려 있었고, 그 안에는 각기 다른 사람들이 적어 내려간 소원들이 담겨 있었다. 대부분은 일본어로 적혀 있지만, 간혹 영어, 한국어, 혹은 글 대신 그림으로 마음을 표현한 에마도 눈에 띄었다.
누군가는 합격을, 누군가는 건강을, 또 누군가는 막연한 행복을 빌고 간 흔적들. 같은 공간에서 저마다 다른 바람을 품고 다녀간 사람들의 흔적을 보고 있자니, 이곳이 오랜 시간 동안 신앙의 장소로 기능해왔다는 사실이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공간, 그리고 유료 구역
에노시마 신사는 기본적으로 무료로 참배가 가능하지만, 내부에는 일부 유료로 운영되는 공간도 존재한다. 여기까지 왔으니 한 번쯤 들어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굳이 모든 공간을 다 둘러보지 않아도 충분히 만족스럽다는 판단이 들었다. 에노시마에는 신사 외에도 둘러볼 곳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굳이 서두를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이렇게 길을 따라 이동하다 보니, 변진궁(辺津宮)을 시작으로 중진궁(中津宮), 그리고 오쿠쓰미야(奥津宮)까지 자연스럽게 모두 둘러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세 신사의 중심에는 에노시마 섬의 또 다른 상징인 전망대가 자리하고 있다. 처음에는 방향을 제대로 찾지 못해 그대로 지나쳐버렸지만, 길을 조금 더 걷다 보니 무언가 놓쳤다는 느낌이 들어 다시 방향을 돌려 입구를 찾을 수 있었다.
전망대는 에노시마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았기에, 섬을 한 바퀴 충분히 둘러본 뒤 가장 마지막에 방문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에노시마 신사 구간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다음 장소를 향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 에노시마 신사 안내
에노시마 신사 변진궁(江島神社 辺津宮)
- 주소 : 神奈川県藤沢市江の島2-3-8
- 전화번호 : +81-466-22-4020
- 홈페이지 : http://enoshimajinja.or.jp/hetsumiya/
에노시마 신사 중진궁(江島神社 中津宮)
- 주소 : 神奈川県藤沢市江の島2-3-8
- 전화번호 : +81-466-22-4020
- 홈페이지 : http://enoshimajinja.or.jp/annai/
에노시마 신사 오쿠쓰미야(江島神社 奥津宮)
- 주소 : 神奈川県藤沢市江の島2-5
- 전화번호 : +81-466-22-4020
- 홈페이지 : http://enoshimajinja.or.jp/okutsumi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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