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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 — 나리타 공항에서 우에노까지, 어긋난 시간 위의 스카이라이너

우여곡절 끝에 스카이라이너에 탑승하긴 했지만, 이미 일정은 당초 예상보다 한참 밀려 있었다. 항공기 지연 출발, 터미널 혼선, 열차 탑승 지연까지 겹치면서 우에노역 도착 시간은 계속 늦어졌고, 자연스럽게 한 가지 선택지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나리타 공항에 입국하자마자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스카이라이너 탑승장이었다. 도쿄 도심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가장 익숙한 선택지였고, 이전 여행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우에노까지 이동했었기에 이번에도 큰 고민 없이 같은 루트를 선택했다. 미리 클룩(KLOOK)을 통해 스카이라이너 티켓을 구매해 둔 상태였고, 공항에서 실물 티켓으로 교환한 뒤 바로 열차에 탑승할 계획이었다.

이 코스 자체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사람’과 ‘타이밍’이었다. 이번 여행은 필자를 포함해 총 세 명이 함께하는 일정이었는데, 그중 두 명은 같은 항공편을 이용했고, 다른 한 명은 제주항공을 이용해 먼저 도쿄에 도착해 있는 상황이었다. 원래라면 우리가 더 이른 비행기였기에 먼저 도착해 있어야 했지만, 인천공항 출발편이 지연되면서 계획이 완전히 뒤틀리기 시작했다.


서로 다른 터미널, 엇갈린 타이밍

항공사가 달랐던 만큼 도착 터미널도 달랐다. 우리는 나리타 공항 제1터미널, 먼저 도착한 일행은 제3터미널.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막상 현장에 도착하니 그 차이를 체감하지 못한 채 스카이라이너 탑승장으로 이동해 버렸다. 도착하자마자 연락을 시도했지만, 하필이면 유심 문제가 겹치면서 실시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

같은 열차, 같은 시간대로 티켓을 끊어 함께 이동하는 것이 최선이었지만, 서로의 상황이 정확히 공유되지 않은 상태에서 각자 판단이 먼저 나가버렸다. 결국 제3터미널에서 홀로 기다리던 일행은 먼저 출발하는 시간대의 스카이라이너 티켓을 발권했고, 우리는 그 사실을 늦게 알아차린 채 이미 해당 열차를 놓쳐버린 상태가 되었다.

다음 시간대 열차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 이미 한 번 흐트러진 일정은 연쇄적으로 작은 실수들을 만들어냈다. 급한 마음에 좌석을 맞춘다고 생각하며 발권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같은 항공편으로 온 일행과도 다른 호차를 선택해 버렸다. 필자는 3호차, 다른 한 명은 6호차. 같은 열차를 타고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공간에서 이동하는 묘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스카이라이너에 올라타며 포기해야 했던 것들

우여곡절 끝에 스카이라이너에 탑승하긴 했지만, 이미 일정은 당초 예상보다 한참 밀려 있었다. 항공기 지연 출발, 터미널 혼선, 열차 탑승 지연까지 겹치면서 우에노역 도착 시간은 계속 늦어졌고, 자연스럽게 한 가지 선택지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원래 계획에는 무도관에서 열리는 연말 공연을 잠깐이라도 보는 선택지도 포함되어 있었다. 시간만 맞았다면 충분히 가능했을 일정이었지만, 현실적으로는 더 이상 무리할 수 없는 타이밍이었다. 그렇게 이번 여행에서의 무도관 공연은 ‘다음에’라는 말과 함께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완전히 손을 놓은 것은 아니었다. 스카이라이너에 탑재된 무료 와이파이를 이용해, 이동 중에 아메바TV(Ameba TV)를 통해 모모이로 가합전 중계 영상을 켜두었다. 열차가 도심으로 달려가는 동안, 공연 시작 시점을 확인하며 화면을 넘기다 보니, 직접 현장에 있지는 않더라도 같은 시간대에 같은 무대를 보고 있다는 감각만큼은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연말 여행의 시작은 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이번 스카이라이너 이동은 결과적으로 ‘완벽한 이동’과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돌아보면, 이 삐걱거림 자체가 연말 여행다운 출발이 아니었나 싶다. 계획은 있었지만, 연말이라는 변수와 이동이라는 현실이 겹치면서 일정은 자연스럽게 재편되었고, 그 과정에서 포기한 것과 대신 얻은 것들이 동시에 생겨났다.

우에노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마음이 한 번 정리된 상태였다. 더 이상 쫓기듯 움직이기보다는, 지금부터의 일정에 집중하자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그렇게 이번 도쿄 연말 여행의 본격적인 이야기는, 스카이라이너에서 내려 우에노의 공기를 다시 마시는 순간부터 다시 시작되었다.


📍 나리타 국제공항 제1터미널

📍 케이세이 스카이라이너우에노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