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노우 미유 ‘HELLO, TOKYO’ 리메이크 뮤직비디오 촬영지
노기신사를 나설 즈음, 시간은 이미 애매한 오후를 훌쩍 넘기고 있었다. 인원은 제법 많았고, 모두가 공통적으로 허기를 느끼고 있었지만, 노기신사 근처에서는 단체로 들어갈 만한 식당이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여기서 잠시 갈림길에 섰다. 각자 흩어질 것인가, 아니면 다음 동선을 고려해 한 번 더 이동할 것인가. 고민은 길지 않았다. 어차피 이 날의 흐름은 계속 시부야를 향하고 있었고, 시부야라면 선택지는 훨씬 많을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우리는 다시 전철을 타고 시부야로 향했다. 하루 만에 몇 번이나 오가게 되는지 모를 시부야였지만, 이상하게도 전혀 지겹지 않았다. 하치코 동상 앞을 스치듯 지나고, 사람들로 가득 찬 스크램블 교차로를 건너며, 이제는 익숙해진 그 풍경 속으로 다시 한 번 몸을 맡겼다. 전날 밤, 무심코 지나쳤던 한 거리의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라멘집과 이자카야가 빼곡히 늘어서 있던 그곳. 지금 이 인원이라면, 오히려 그곳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처럼 느껴졌다.

다양한 가게가 한데 모인 거리, 시부야 요코초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를 건너 북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철길 아래 굴다리를 지나게 된다. 그 굴다리를 통과하는 순간,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진다. 번쩍이는 시부야의 중심을 벗어나, 조금 더 생활에 가까운 얼굴을 한 공간이 나타난다. 그곳이 바로 시부야 요코초다.
요코초라고 하면 흔히 떠올리는 좁고 오래된 골목을 상상하기 쉽지만, 시부야 요코초는 그 이미지와는 다소 다르다. 외관만 보면 각기 다른 가게들이 제각각 간판을 내걸고 있지만, 안으로 들어가 보면 하나의 큰 공간을 공유하는 구조에 가깝다. 자리를 잡고 앉으면 직원이 와서 주문을 받아가는 방식, 주변 테이블에서는 각자 다른 메뉴를 먹고 있지만 묘하게 하나의 공간으로 묶여 있는 느낌. 이질적이면서도 동시에 정돈된, 일본다운 상업 공간이라는 인상이 강하게 남았다.

‘헬로 도쿄’가 겹쳐진 순간
이곳이 더욱 특별해진 이유는, 사실 그 자리에서는 미처 알지 못했던 한 가지 때문이다. 바로 이 거리 자체가 카노우 미유의 곡 ‘HELLO, TOKYO’와 이어져 있다는 사실이었다.
바로 근처의 굴다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원곡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장소로 알고 있었다. 미유가 기타를 메고 걸어가던, 다소 쓸쓸하면서도 도쿄의 골목 감성이 잘 살아 있던 장면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구(舊) 헬로 도쿄’의 촬영지를 지나온 셈이었다. 그런데,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뒤 공개된 리메이크 버전의 뮤직비디오를 보며 깜짝 놀랐다. 미유가 걷고 있던 그 장소, 사람들이 오가던 그 배경이 바로 우리가 식사를 했던 이 시부야 요코초였던 것이다.
의도하지 않았고, 계획에도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우리는 ‘헬로 도쿄’의 과거와 현재를 하루 사이에 모두 지나온 셈이 되었다. 일부러 찾아간 성지보다, 이렇게 우연히 겹쳐진 장소가 오히려 더 강하게 기억에 남는다는 사실을 그때 새삼 실감했다.



라멘은 없었지만, 분위기는 충분했다
아쉽게도 기대했던 라멘은 점심 시간까지만 제공되고 있었다. 시간이 이미 늦은 오후였기에 선택지는 자연스럽게 저녁 메뉴로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대신 선택지는 훨씬 다양했다. 각자 취향에 따라 이것저것 주문했고, 테이블 위에는 금세 일본식 안주와 요리들이 가득 찼다.
가격대는 시부야 한복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저렴하다고 하긴 어렵지만, 분위기와 접근성을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인상에 남았던 것은 만두였다. 특별할 것 없다고 생각했던 메뉴였는데, 의외로 모두의 반응이 좋았고, 결국 한 접시를 더 추가하게 될 정도였다. 이런 사소한 메뉴 하나가 그날의 기억을 대표하게 되는 것도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의도하지 않았기에 더 선명했던 장면
식사를 마치고 나서야, 이 장소가 오늘 하루의 흐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었는지 정리할 수 있었다. 전날은 ‘헬로 도쿄’의 원곡 촬영지를 따라가던 하루였고, 오늘은 그 연장선에서 리메이크 버전의 촬영지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 셈이었다. 계획하지 않았기에 더 놀라웠고, 우연이었기에 더 의미가 깊었다.
그렇게 우리는 늦은 점심이자 이른 저녁을 마무리하고, 각자의 다음 일정으로 흩어졌다. 우리 일행은 요코하마에 있는 숙소로 이동해야 했기에 다시 시부야역으로 향했다. 하루의 피로는 분명 쌓여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마음만은 가볍게 정리된 느낌이었다. 시부야 요코초는 그렇게, 계획에 없던 보너스 같은 페이지로 이번 여행에 남게 되었다.
📌 도쿄 시부야 요코초 정보
- 📍 주소 : 〒150-0001 Tokyo, Shibuya, Jingumae, 6 Chome−20−10 RAYARD MIYASHITA PARK South 1F
- 🌐 홈페이지 : https://shibuya-yokocho.com/
- 🕒 영업시간 : 매일 11:00 – 익일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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