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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 — 비 오는 코지야, 맥도날드에서 시작된 셋째 날

익숙한 브랜드였지만, 막상 다가가 보니 우리가 알고 있던 맥도날드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이 매장은 좌석이 전혀 없는, 오로지 테이크아웃만 가능한 형태의 매장이었다. 처음에는 ‘좌석이 없는 맥도날드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이어서 이런 형태가 오히려 로컬 동네에서는 더 효율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출근길이나 이동 중에 잠깐 들러서 사 가기에는 이보다 더 간결한 구조도 없을 테니까.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었던 둘째 날이 지나고, 셋째 날의 아침이 조용히 밝았다. 전날 밤까지 이어졌던 공연의 열기와 사람들의 온기가 아직 몸 어딘가에 남아 있었지만, 충분히 쉬고 일어난 덕분인지 컨디션은 다행히도 거의 완전히 회복된 상태였다. 전날 그렇게 고생했던 몸이 무색할 만큼, 아침에 눈을 뜨니 머리는 맑았고 속도 한결 편안했다.

마치 전날의 열기를 식히기라도 하듯, 아침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도쿄의 비는 유난히 조용하게 내리는 편인데, 이 날의 비 역시 그런 느낌이었다. 빗소리가 크지도, 거슬리지도 않았고, 그저 하루의 속도를 자연스럽게 늦추는 배경음처럼 깔려 있었다. 셋째 날은 공연 일정이 없는 날이었고, 가볍게 도쿄 곳곳을 돌아보며 시간을 보내기로 한 날이었기에, 이런 날씨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산 하나,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하루

문제는 우산이었다. 이번 여행에서 우산을 따로 챙기지 않았기에, 결국 근처 편의점에서 우산을 하나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 비가 잠깐 그칠 것 같다는 느낌도 아니었고, 하루 종일 이어질 것 같은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코지야는 전형적인 로컬 동네였기에, 편의점도 생활밀착형 느낌이 강했고, 우산 가격 역시 도쿄 도심보다 조금 저렴했던 기억이 난다.

우산을 손에 쥐고 코지야역으로 향했다. 이 날은 전날 공연을 함께 봤던 일본인 지인과 합류해 함께 도쿄를 돌아보기로 한 날이기도 했다. 다음 일정으로 예정되어 있던 일본 대사관 주최 가요제에 도전하기 위해, 드래곤볼 엔딩곡 ‘DAN DAN 心魅かれてく’에 맞춘 콘셉트를 고민하던 중이었고, 아예 드래곤볼 의상을 맞춰 입고 나가면 재미있겠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도쿄를 돌아다니며 의상을 구해보자는 계획이 세워진 상태였다.

원래는 아침에 코지야에서 만나기로 했지만, 어차피 우리 일행이 시나가와 방면으로 이동해야 했던 상황이라 굳이 그 지인을 코지야까지 오게 하기보다는, 우리가 이동해서 시나가와에서 만나는 쪽이 훨씬 합리적이었다. 그렇게 동선은 자연스럽게 정리되었다.


코지야역 바로 앞, 아주 작은 선택 — 맥도날드

시나가와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아침 식사를 따로 하지 않은 탓에 슬슬 배가 고파오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정식으로 아침 식사를 하기에는 시간이 애매했고, 이동을 늦추고 싶지도 않았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코지야역 바로 앞에 있던 맥도날드였다.

익숙한 브랜드였지만, 막상 다가가 보니 우리가 알고 있던 맥도날드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이 매장은 좌석이 전혀 없는, 오로지 테이크아웃만 가능한 형태의 매장이었다. 처음에는 ‘좌석이 없는 맥도날드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이어서 이런 형태가 오히려 로컬 동네에서는 더 효율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출근길이나 이동 중에 잠깐 들러서 사 가기에는 이보다 더 간결한 구조도 없을 테니까.


키오스크, 그리고 여행자의 작은 안도감

매장 안에는 키오스크가 설치되어 있었다. 덕분에 일본어를 잘하지 못해도, 화면을 보면서 천천히 메뉴를 고를 수 있었고, 주문 과정에서 언어 때문에 긴장할 필요도 없었다. 이런 순간마다 여행이 예전보다 훨씬 편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키오스크는 메뉴 사진이 직관적으로 나와 있고, 카드 결제도 문제없이 가능했기에, 한국에서 쓰던 카드로 그대로 결제할 수 있었다.

결국 우리는 해시브라운만 간단하게 주문했다. 각자 하나씩, 총 세 개. 본격적인 식사가 아니라 말 그대로 ‘출발 전 한 입’ 정도의 선택이었다. 주문을 마치고 나온 해시브라운을 들고, 역 앞에서 잠시 서서 먹으며 셋째 날 여행의 출발을 정리했다. 빗속에서 먹는 해시브라운이라는 상황이 특별할 것은 없었지만, 이상하게도 그 순간은 꽤 선명하게 기억에 남았다.

전날의 과열된 감정과 긴 하루를 지나,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해시브라운을 씹으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고맙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여행이라는 것이 꼭 특별한 장소와 사건으로만 기억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사소한 장면들이 모여 전체의 분위기를 만든다는 것을, 이 날 아침에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 McDonald’s – Kojiya Station

  • 📍 주소 : 4 Chome-13-17 Nishikojiya, Ota City, Tokyo 144-0034
  • 📞 전화번호 : +81 3-5736-9410
  • 🌐 홈페이지 : https://map.mcdonalds.co.jp/map/13728
  • 🕒 영업시간 : 05:00 – 2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