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널시티 하카타 5층에 자리한 라멘스타디움에서 늦은 점심을 마치고 나니, 자연스럽게 커피 한 잔이 생각났다. 공연과 특전, 인터뷰까지 이어졌던 오전의 밀도가 워낙 높았던 탓인지, 식사를 끝낸 직후에는 잠시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있을 수 있는 공간이 절실해졌다. 그래서 근처에서 카페를 찾아보기로 했지만, 예상은 어느 정도 하고 있었음에도 현실은 조금 더 빡빡했다.
주말의 커널시티 하카타는 말 그대로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눈에 띄는 카페마다 테이블은 이미 꽉 차 있었고, 빈자리를 기다리는 사람들까지 줄을 서 있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한두 곳을 둘러보다 보니, 괜히 더 지치기만 하는 느낌이 들어서 결국 선택지는 자연스럽게 하나로 좁혀졌다. 익숙하고, 실패 확률이 낮은 곳. 그렇게 다시 1층으로 내려와 스타벅스를 찾게 되었다.

커널시티 하카타 한가운데에 자리한 스타벅스
커널시티 하카타에는 스타벅스 매장이 몇 곳 있지만, 우리가 찾은 곳은 1층에 위치한 매장이었다. 야외 공연장이 있는 썬 플라자 스테이지에서 실내로 이어지는 복도를 따라 들어오면 자연스럽게 시야에 들어오는 위치였다. 처음에는 ‘이렇게 중심부에 있으면 더 붐비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달리 선택지가 많지 않았기에 일단 안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운이 좋게도 우리가 도착한 타이밍에 마침 자리를 정리하고 나가는 사람들이 몇 팀 있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빠르게 눈짓을 주고받고, 자리를 확보했다. 이런 순간에는 여행지에서의 소소한 운도 꽤 중요하게 느껴진다. 조금만 늦었어도 다시 카페를 찾아 헤매야 했을지도 모를 일이었으니 말이다.


작아 보이지만, 안쪽으로 숨은 좌석들
이 매장의 첫인상은 솔직히 말해 ‘생각보다 작다’는 느낌이었다. 쇼핑몰에 입점한 스타벅스치고는 규모가 크지 않아 보였고, 입구 근처만 보면 좌석도 그리 많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 보니, 예상과는 달리 추가 좌석이 마련되어 있었다. 완전히 넓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잠시 앉아 쉬기에는 충분한 공간이었다.
우리는 비교적 안쪽 자리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고, 덕분에 사람들의 이동이 잦은 통로와는 살짝 거리를 두고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밖에서는 여전히 사람들로 붐비는 커널시티의 소리가 들려왔지만, 이 안에서는 그 소리가 한 겹 걸러진 듯하게 느껴졌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그리고 작은 해프닝
이 날의 날씨는 여전히 무덥고 습했다. 전날과 크게 다르지 않은 후쿠오카 특유의 공기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기에, 메뉴 선택에는 고민의 여지가 없었다. 자연스럽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을 마치고 잠시 기다리고 있는데, 받아든 음료는 예상과 달리 뜨거운 아메리카노였다.
순간 당황스럽긴 했지만, 괜히 민망해질까 싶어 그냥 마실까 하는 생각도 스쳤다. 하지만 워낙 더운 날씨였던 터라, 결국 직원에게 아이스로 주문했다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그러자 별다른 설명이나 확인 절차 없이, 바로 “알겠다”며 새 음료를 만들어 주었다. 오히려 미안하다는 말까지 덧붙이는 모습에 괜히 내가 더 미안해질 정도였다.
어쩌면 주문 과정에서 내가 아이스를 명확히 말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사소한 실수 하나에도 흔쾌히 대응해주는 태도 덕분에, 여행지에서 느끼는 피로감이 한 겹 더 내려가는 기분이 들었다.

커피 한 잔이 만들어준 느슨한 시간
새로 받아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손에 들고 자리에 앉으니, 비로소 숨을 고를 수 있었다. 오전부터 이어진 일정이 워낙 촘촘했던 탓에, 이 짧은 휴식 시간이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혼자였다면 아마도 조용히 커피를 마시며 핸드폰을 들여다봤겠지만, 이번에는 함께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분위기는 조금 달랐다.
각자 방금 있었던 공연 이야기, 인터뷰 당시의 에피소드, 앞으로의 일정까지 이런저런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오갔다. 특별한 주제가 없어도 괜찮았고, 굳이 의미 있는 대화를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어서 더 편안했다. 최근 들어 이런 순간들이 유난히 좋게 느껴진다. 예전처럼 혼자서만 여행하던 때에는 느끼기 어려웠던, ‘같이 있다는 감각’이 분명히 존재했기 때문이다.
두 시간 남짓, 그리고 잠시의 작별
시계를 보니 어느새 카페에서 두 시간 가까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커피 한 잔으로 시작한 휴식이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지만, 그만큼 이 시간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 이 자리에서도 이별의 순간은 찾아왔다. 일정상 함께 움직일 수 없는 사람들이 있었고, 우리는 이곳에서 잠시 헤어지기로 했다.
크게 아쉽다는 감정보다는, ‘다음이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이별에 가까웠다. 서로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다시 각자의 일정으로 흩어졌다. 그렇게 커널시티 하카타의 스타벅스에서 보낸 오후는 조용히 마무리되었다.
📌 장소 정보 — 스타벅스 커널시티 하카타점
- 📍 주소 : 〒812-0018 Fukuoka, Hakata Ward, Sumiyoshi, 1 Chome−2−22 キャナルシティOPA B1F
- 📞 전화번호 : +81 92-263-2122
- 🌐 홈페이지 : https://store.starbucks.co.jp/detail-141/
- ⏰ 영업시간 : (일–목) 08:00 – 22:00 (금–토) 08:00 –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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