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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초 도쿄 여행을 마치고 불과 몇 주가 지나지 않아, 다시 한 번 도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일정만 놓고 보면 다소 무리로 보일 수도 있는 선택이었지만, 3월 말 도쿄에서 예정된 공연 일정 하나만으로도 이번 여행은 충분한 이유를 갖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2025년 3월은 한 달에 두 번이나 도쿄를 오가게 된, 꽤 이례적인 달로 기억될 것 같다. 이번 공연은 그동안 자주 찾아왔던 ...

무대에 서기까지, 그리고 내려온 뒤에 남은 것들알지 못했던 무대, 그러나 피할 수 없었던 선택 주한 일본대사관에서 일본 가요대회 예선전이 열린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그건 계획된 정보가 아니었다. 일부러 찾아본 행사도 아니었고, 미리 염두에 두고 있던 일정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소식을 접한 순간, 머릿속에서 한 번 스쳐 지나간 생각이 계속해서 돌아왔다. ‘이런 자리가 있다면, 한 번쯤은 직접 서보는 것도 ...

여행의 모든 일정이 끝나고, 이제 정말로 귀국만을 남겨둔 순간이었다. 우리는 나리타 국제공항제3터미널에 위치한 제주항공 탑승구 앞에서 차분하게 대기했다. 제3터미널 자체가 규모가 크지 않은 편이어서 출국심사를 마치고 나와 탑승구까지 이동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오히려 동선이 단순해서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해야 할까. 이번에 이용한 탑승구는 153번 게이트였다. 흥미로웠던 점은, 보통 공항에서 항공기 탑승은 2층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날은 1층에서 ...

도쿄 여행의 마지막 밤이 지나고, 결국 돌아가는 날의 아침이 밝았다. 며칠 전만 해도 막 도착한 것 같았는데, 어느새 짐을 정리하고 체크아웃을 준비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왔다. 4일 동안 머물렀던 숙소는 이제 제법 익숙해진 공간이었고, 문을 나서기 직전에는 괜히 한 번 더 방 안을 둘러보게 되었다. 여행이 끝난다는 사실은 늘 이렇게 실감 없이 다가오는 것 같다. 돌아가는 항공편은 오후 2시 출발이었지만, 공항에는 ...

코지야 꼬치집 대나무 빛(竹光, 타케미츠) 근처에 있던 만두 전문점에서 교자를 포장한 뒤,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향한 곳은 미리 눈여겨봐 두었던 꼬치집 대나무 빛(竹光)이었다. 내부에도 좌석이 마련된 가게였지만, 무엇보다도 길가에서 바로 꼬치를 굽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인 곳이었다. 지나치기만 해도 연기가 피어오르고, 숯불 향이 골목을 채우는 형태라서, 의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시선과 발걸음을 붙잡는 구조였다. 하루 종일 돌아다닌 뒤라서 그런지, 그 소박한 풍경이 괜히 더 ...

시부야에서 전철을 타고 코지야로 돌아왔을 때, 모두의 얼굴에는 비슷한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이제 진짜 코지야에서 밥을 먹을 수 있겠네.” 숙소 근처에서 역으로 이어지는 길 양쪽에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식당들이 늘어서 있었다. 관광지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하지만 하나같이 오래 자리를 지켜온 듯한 가게들. 간판의 색감이나 외관만 봐도 “여긴 그냥 지나칠 곳이 아니다”라는 느낌이 전해졌다. 오히려 선택지가 너무 많아서, 어디로 들어가야 할지 ...

카노우 미유의 ‘HELLO, TOKYO’ 뮤직비디오에 등장했던 시부야의 주요 포인트들을 가볍게 다시 한 번 훑고, 타워레코드에서 목적이었던 CD까지 손에 넣고 나니 어느새 해가 완전히 기울어 있었다. 시계를 보며 자연스럽게 드는 생각은 하나였다. 이제 뭔가를 먹어야 할 시간이다. 사실 이번에 함께한 일행들은 모두 숙소가 있는 코지야에서 제대로 된 저녁 식사를 한 번은 해보고 싶다는 의견이 강했다. 필자 역시 같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시부야에서 ...

애니메이트 이케부쿠로점을 천천히 둘러보고 밖으로 나오니, 상황은 우리가 들어가기 전보다 더 극적으로 변해 있었다. 잠시만 시간을 보내면 눈발이 잦아들지 않을까 막연히 기대했지만, 오히려 그 반대였다. 눈은 더 굵어졌고, 바람도 눈에 띄게 차가워졌다. 아침부터 부지런히 도쿄 이곳저곳을 돌아다닌 탓에 체력도 상당히 소모된 상태였고, 갑작스럽게 떨어진 기온은 몸 상태를 더 빠르게 끌어내리고 있었다. 걷는 것만으로도 몸이 점점 굳어가는 느낌이 들었고, 더 이상은 ...

비 오는 오후, 진한 국물에 몸을 맡기다돈친 이케부쿠로점(東京豚骨ラーメン 屯ちん 池袋本店) 아키하바라를 떠난 우리는 다음 목적지를 이케부쿠로로 정했다. 겉으로는 드래곤볼 코스튬을 찾아 나선다는 명분이었지만, 실상은 그 미션을 핑계 삼아 동선을 조금 더 넓혀보려는 여행이었다. 점심시간은 이미 한참 지나 있었고, 배는 솔직하게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아키하바라에서 해결할지, 아니면 조금 더 참아 이케부쿠로에서 먹을지—잠깐의 고민 끝에 우리는 후자를 택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이번 여정에서 ...

아키하바라를 떠나기 직전, 예전에 한 번 들러본 적이 있었던 코토부키야에 다시 한 번 들러보기로 했다. 굳이 목적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냥 한 번 더 가보고 싶다”는 마음에 가까웠다. 아키하바라에는 수많은 피규어샵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코토부키야는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조금 높은 대신, 제품의 완성도와 전시의 밀도가 인상적인 곳으로 기억에 남아 있던 매장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다시 찾게 된 곳이었지만, 사실 그 순간에는 무엇을 꼭 사야겠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