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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 — ‘프롤로그’ 3월 초, 다시 떠나는 이유는 늘 비슷하다

결국 이 여행의 핵심은 3월 2일, KIWA에서 열린 시스의 라이브였다. 미니 라이브가 아닌, ‘진짜 라이브’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은 무대. 그것도 하루에 두 차례 공연을 소화해야 하는 강행군 일정이었다. 반나절 가까이 공연장 주변을 맴돌아야 했지만, 두 번의 공연 모두 완성도가 높았고, 그만큼 만족도도 컸다.

어느 순간부터 일본으로 향하는 비행기 표를 예전처럼 오래 고민하지 않게 되었다는 사실을 스스로도 자주 실감한다. 한때는 해외여행이라는 단어 자체가 일정과 비용, 그리고 마음의 준비까지 요구하는 일이었는데, 지금은 일정만 맞으면 자연스럽게 항공권을 검색하고, 가격이 납득되는 선에서 바로 결제를 끝내는 쪽에 가깝다. 특히 도쿄라는 목적지는 더 그렇다. 멀지 않고, 낯설지 않으며,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익숙해지지도 않는 도시. 그래서인지 한 달에 한 번쯤 다녀오는 일정도 어느새 생활의 연장선처럼 느껴진다.

지난 2월에도 도쿄와 요코하마를 다녀왔고, 그로부터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다시 도쿄행 비행기를 예약했다. 굳이 변명을 붙이자면, 이번 여행 역시 ‘목적이 분명한 여행’이었기 때문이다. 카노우 미유가 소속된 시스(SIS/T)의 공연 일정이 발표되었고, 그 일정에 맞춰 움직이는 것은 이제 특별한 선택이라기보다는 자연스러운 흐름에 가깝다. 좋아하는 무언가를 따라 도시를 이동하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여행의 의미도 점점 바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공연 일정이 먼저 정해지고, 여행이 따라온다

이번 3월은 유난히도 공연 일정이 빽빽했다. 단순한 미니 라이브가 아니라, 제법 규모가 있는 라이브 공연이 두 차례 예정되어 있었고, 그중 하나는 시스가 결성된 이후 처음으로 ‘본격적인 라이브’라고 불러도 될 만큼 준비된 무대였다. 다행히도 일정이 비교적 일찍 공개된 덕분에 항공권을 서두르지 않고 준비할 수 있었고, 그 점이 이번 여행을 훨씬 수월하게 만들어주었다.

항공권을 알아보던 시기,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사고 소식이 겹쳤다. 너무도 안타까운 사건이었고, 그 여파로 한동안 항공권 가격이 급격히 내려가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벌어졌다. 여행자로서 가격 변동의 혜택을 체감하면서도, 그 이면에 깔린 비극을 떠올리면 마음이 가벼울 수는 없었다. 결국 선택한 노선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해 나리타 국제공항으로 들어가는 가장 기본적인 일정이었고, 왕복 항공권 가격은 약 24만 원 선. 여기에 스카이라이너 비용까지 더하면, 이번 여행은 교통비 기준으로 약 28만 원 정도가 들었다.


3박 4일, 돌아오기엔 아직 아쉬운 일정

공연만 보고 바로 돌아오기에는 늘 마음이 남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공연이 여행의 중심이긴 했지만, 그 주변에 여백을 두고 싶었다. 그렇게 정한 일정은 3월 1일부터 4일까지, 총 3박 4일. 짧다고 하면 짧고, 길다고 하면 길지 않은 일정이지만, 적어도 ‘왔다가 바로 돌아간다’는 느낌은 피할 수 있는 구성이다.

최저가 위주의 항공편을 선택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리타 인·아웃이 되었고, 도쿄 시내로 이동하는 시간은 늘 그렇듯 여행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 이동 시간조차도 이제는 익숙한 풍경처럼 느껴진다는 점이, 도쿄라는 도시가 내게 얼마나 자주 반복되어 왔는지를 실감하게 만든다.


처음 알게 된 동네, 코지야(糀谷)

이번 여행에서 가장 새로웠던 요소를 하나 꼽자면, 숙소가 위치한 동네였다. 도쿄 숙소를 찾다 보면 늘 비슷한 지역을 맴돌게 되는데, 이번에는 조금 다른 선택을 했다. 하네다 공항과 가까우면서도 숙소 가격이 비교적 합리적인 곳, 그리고 너무 관광지 느낌이 나지 않는 동네. 그렇게 찾아낸 곳이 코지야였다.

도쿄 외곽에 가까운 지역답게 중심부보다는 한산했고, 그만큼 로컬의 분위기가 살아 있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동네 곳곳에서 만난 음식점들이었다. 관광객을 겨냥한 가게가 아니라, 동네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드나드는 식당들. 가격은 저렴했지만 맛은 기대 이상이었고, 마지막 밤에 먹었던 야식 한 끼만으로도 이 동네를 다시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코지야는 이번 여행에서 ‘우연히 알게 된 장소’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이었다.


이번 여행의 중심, KIWA에서의 하루

결국 이 여행의 핵심은 3월 2일, KIWA에서 열린 시스의 라이브였다. 미니 라이브가 아닌, ‘진짜 라이브’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은 무대. 그것도 하루에 두 차례 공연을 소화해야 하는 강행군 일정이었다. 반나절 가까이 공연장 주변을 맴돌아야 했지만, 두 번의 공연 모두 완성도가 높았고, 그만큼 만족도도 컸다.

멤버들에게는 분명 쉽지 않은 하루였을 것이다. 하지만 관객의 입장에서 보자면, 멀리서 온 김에 두 번 모두 보고 돌아오는 선택은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 한 번의 공연으로는 담아내기 어려운 감정과 디테일을, 두 번째 공연에서는 조금 더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 날은 이번 도쿄 여행 전체를 설명해주는 하루가 되었다.


이번 글은 여행기의 시작점이다. 도쿄에 다시 오게 된 이유, 머문 동네, 그리고 이 여행의 중심이 된 하루까지. 이제부터는 이 도시 안에서 보낸 시간들을 하나씩 꺼내놓게 될 것이다.

늘 같은 도시, 하지만 매번 다른 이유로 찾게 되는 곳. 이번 3월의 도쿄는, 그렇게 다시 시작되었다.